외할머니가 우시는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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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할머니가 우시는 까닭은
- 징용 갔다 아니 오는 아들생각에 우시는 할머니
사각의 창틀로 내다보면
복숭아가지 하나 창문에 혼자 흔들린다.
물가에 집들과 흰 집은 저만치 서있으나
까치 울음소리에 놀란 눈을 뜬다.
어린 날 남의 집 울타리 밑에 앉아 보던 복숭아꽃은
아득한 시간 저쪽에서 무지개 환한 빛으로 오고
그것은 지우지 못하는 한 폭 그림이다.
연분홍 발기란 그림이다.
외할머니 대청마루에 앉으면
하얀 창호지 문이며 풀 덮인 헛간 지붕도 보이고
뒤채 그늘진 한적한 외삼촌 방은
하루 종일 문이 열리질 않는다.
외할머니가 늘 우시는 까닭이다.
몰래 우시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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