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연을 여는 소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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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연을 여는 소리를
오늘은 할 일조차 없다. 물빛 홈을 기웃거리다, 물빛님들 올림 글 보거나
창 밖으로 시선을 돌린다. 거기 전신주 담장 아찔한 하늘이 나에게 무엇인가
말하나 닫혀 진 감옥 문 같은 우울함이 내 시심을 차단하고 답답한 여러 가지
생각에다 납덩이같은 무거운 추를 달아 물 속 어두운 곳에 가라앉게 한다.
거기 측연선이 닿는 깊은 곳에서 누군가 내게 말하나 알 수 없는 소리뿐이다.
너희들 내 가슴에다 꽂은 비수 사방으로 튀는 핏자국! 독 꽃으로 피어난
깊은 곳에서 걸어 나와, 허공으로 올라가 번갯불로 번쩍인 불꽃 잡으려 한,
위태로운 걸음걸이로 그곳에 오르려하나 이는 비상도 자칫 하강하는 추락도
아닌 전화 부스 안에서 전화선을 타고 흘러나온 모기소리 만한 소리로
단절을 여는 소리 끊긴 인연을 여는 소리 그 인연을 여는 소리를
들어줄 사람을 나는 원한다. 오늘 심사 뒤틀린 고약한 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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