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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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경
기와지붕이며 마른 나뭇가지 광대한 허공은
저마다 쌓이고 쌓여서 조화를 이루지 않는 것이 없다.
해도 선뜻 얼굴을 내밀지 않았으나 구름 속에 녹아 흐르는 빛살
골목길의 휑하니 뚫린 공간 밭들과 밭 사이의 둔덕은
웅뎅이에 고인 물하며 집들과 하늘을 담고 있다.
바람이 구름이 너희들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지 않는다 한들
너는 자연에의 숨결을 깊이 빨아들이며 피리소리로 연주하게 하는 것을
그리하여 내 눈은 보고 내 귀는 아름다움을 들을 수가 있다.
다리 밑 물은 중단 없이 흐른다.
집들의 대문에 걸린 깃발을 보라 또 다른 어떤 것이든
아름답다. 어쩌면 구름과 같고 바람의 울음소리 같지 않는가!
까치와 산 꿩이 날아 내린다. 풋풋한 생명력을 느끼는가?
무너진 담장이며 장독대와 헛간의 그늘에는
솔개가 사는 높은 집은 아니라도 그런 하늘도 오고
집과 집들의 창문이 열리면 그리운 얼굴이 있다.
무지개 빛살 같은 노을도 비둘기 날개로 날아온다.
빛살 속에 빛살이 우는 고요함도 내린다.
1999 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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