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꿈을 꾸다
|
| |
|
|
| |
| |
| |
알 수 없는 꿈을 꾸다
너와집 불빛에 잠시든 잠에 설핏 기이한 꿈을 꾸었다.
여린 바람 속 파문 같은 나비의 숨결이나 나래 짓 같은
하얀 꽃잎을 덮고 한밤중 꽃잎 속에 숨어있었다.
꽃은 꽃잎으로 종일 있었으나 꿈속에 오는 하얀 꽃잎이야말로
나비가 되기도 하고 달 위에 달이 겹친 달무리 둘린 달이 되기도 하였다.
고요한 빛살 향긋한 내음 - 봄날의 불 밝은 창불로 왔는지
너와집 뒤란으로 몰래 내려와 물안개로 피어난 것인지는 모르나
꿈속에서 그런 모양새를 보기는 보았으나 꿈을 꾸기는 꾸었으나
자칫 달뜬 내 마음이 그리움에 이상한 나비의 몸짓으로
옅은 잠 잠 속 놀람에서 꿈속 꿈으로 왔는지는 알 수가 없었다.
임도 가고 없는 오늘 해지고 난 저문 들길을 한없이 돌다
가슴에 못 다한 불, 불이 겨울밤 바람으로 정지되다 기억에 남은
심장의 울림에서 남은 情恨의 애달픔이 꿈을 꾸게 하였는지
아무튼 나비가 되고 꽃잎이 되어 임의 모습을 꿈꾸었는지 모른다.
아니 깊은 밤의 잠 속에서 꽃이 되고 나비가 되는 까닭은
임의 그림자에 놓인 환한 빛에 놀란 그리움이거나
그 사이를 오가는 노래 저문 밤 물소리로 살았는지
꽃대궁에서 날아간 나비의 불임된 꿈인지도 몰라
나는 알 수 없는 꿈을 밤새 꾸다 깨어났다.
1999 1.20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