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낙하 낙하 같은 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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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의 낙하 낙하 같은 날은
날개 짓 하는 곤충이나 새들은 집들과 집들 사이를 날다
숲 속에 꽂히자 꽃과 풀잎사이를 날며 아침이슬과 저녁낙조를
장식하듯 산비탈길이나 찔레꽃 하얀 꽃잎으로 바람에 날려간다.
어쩌면 선실의 유리창이나 배 앞머리 선수로 갈라지는 물꽃으로
모래사장의 햇살로 갈매기울음 우는 저 머나먼 수평선을 갈라
거기 일어나는 구름덩이로 새들의 날개에 젖는 물 꽃 물보라 같은
아득한 기억 저쪽에서 오는 아슬한 파도의 높이로 오는
들판 외길로 난 하염없이 걷는 들길 같은 나에게는 잊을 수 없는 여인
그런 여인이 있으나 이제 나이도 늙어 옛 모습 그 앳띤 모습은 없겠으나
당주동 그 길도 옛 새문안 교회당 뜰도 어떻게 달라졌는지
여기 한적한 곳에 몰래 묻혀 사는 나에게는 바랄 수 없는 꿈이다.
철도나 고속을 이용하면 몇 시간이면 닿을 곳이나
50년 다 지나도 갈 수 없는 것 ― 이것이 사람이 겪는
우여곡절이라 하는 것인가 촉도지난 같은 어려움인가
설령 고향이나 다름없는 그곳에 내가 간들
나는 새같이 날아간들 나뭇가지 틈에 앉을 둥지도 없다
옛 교회당 나무들 그늘에 앉을 힘도 없다
다시 집 지을 힘도 없고 만날 사람은
어느 때나 만날 수 없는 사람은
숲 속에 꽂히는 새들의 낙하 낙하!
그런 침몰이요 묻힘이다.
그렇게 사는 나날이다.
1999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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