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작은 燈을 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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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은 燈을 켠다
가파른 산길 따라 영덕산에 바람이 분다. 대덕산 마주보면
버들골 버들 숲이 울고 서천 마른 갈대 종일 떨고 있다.
화장장 시커먼 입에 관이 들어가고 벌목伐木소리 쩡쩡 울면 연기가
자욱하다. 겨우내 발목시린 나무 좀더 가까이 언 몸 녹이고자
火口에 스스로 기댄다. 도립병원 시체실 사체 또한 밤새워 울고
그 울음 약품에 저려질 동안 엄습할, 불안과 예리하고 둔탁한
벌목소리 동시에 졸린 내 잠을 깨운다. 목재운반 차량이 이동하자
사체는 해부학실로 직행 나는 몰래 벌목장 한쪽에 물러난 톱과
칼이 시체해부실 外科醫의 깡마른 손에 잡힌 것을 보았다.
화장터 불길 공중에 오를 시간이 오고 실종된 생명에다,
불 지피는 시각 나는 벌목된 가지에 작은 燈을 켠다.
2002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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