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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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
안온하고 평화로운 주일날 아침이다.
교회당 종소리도 울고 젖빛 햇살도 풀풀 날린다.
포도요 포도 포도행상은 대문 앞에서 외치고
젊은 연관공은 터진 수도관을 수리한다.
시계소리는 시계소리와 같은 단순한 소리로 울고
움직이고 살아있는 모든 것들의 소리는 나를 감동하게 한다.
창문을 열고 로마서를 읽고 있었다.
가볍고 민감한 외형으로부터 과즙의 내음 풍겨나는
나의 내부에서 가지로 벗어난 온갖 결실된 소리여!
너는 장미와 라일락의 미묘한 향기에 머물기도 하고
연관공이 흘린 땀과 근육 시계의 울림 행상들의 목소리 속에도 있었다.
그러나 때때로 나의 목소리는 울고
외딴 무덤의 묘비명 같은 쓸쓸한 바람소리로 변한다.
가장 강렬한 정렬로 부른 노래에도 눈물이 스미고
젊은 여인의 태내에 삶과 죽음이 함께 하듯이
죽은 후에는 시신이 부패되는 소리로 남는다.
영혼이 하늘로 가는 소리로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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