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이 오는 시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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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이 오는 시각은
고달픈 사람들이 곤히 잠자는 무거운 새벽이다.
성당 문이 조금 열리고 사제가 기도소에 들어갈 시각이다.
널따란 무화과 잎 같은 어두움이 열매의 단맛을 사방에 뿌려준다면
얼음이 부서지듯 어스름 빛은 창문으로 날아와
골목과 집들을 조금씩 번들거리게 하나 집들의 뼈는 너무 메말라
새벽빛을 받기에 뼈는 틈과 구멍투성일 뿐이다.
흑수정 풍뎅이 등 같은 시간이나 이후의 시간에도 나는 글 쓰나
어두운 밤이 모여 나뭇가지의 잎은 춤을 춘다. 심장의 박동 같은 리듬으로
그래 졸린 어둠 속에서 새벽은 그제야 오고 쓰든 글을 멈춘다.
말하자면 여명의 빛은 무화과 맛같이 신선하다
여명은 우리를 지켜주는 지주가 되기도 하고 편한 휴식으로부터
활동의 근거를 만들어주나 은밀한 죽음의 비밀은 천상의 분만 아시는 것
만일 내 글에 위험한 사상이 숨쉰다면 나는 다시 여명을 볼 수 없다.
상큼한 이슬이 내 발목을 적시고 내가 제비꽃 옆에 있을 수도
나비가 날아와 이 꽃 저 꽃을 나는 것을 어찌 볼 수 있을까?
아 물과 공기와 대기가 숨쉬는 굉장한 하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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