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립병원 주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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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립병원 주변
서문다리와 버들 숲 낮은 집들 물가의 희고 검은 돌
영덕산 비릿한 바람에 보이는 무덤들의 쓸쓸함은 어느 하나라도
내 마음을 움직이질 않는 것이 없다 시냇물 따라 큰골 쪽으로 가다보면,
성서학교와 성당지붕이며 사탕수수 속살 같은 집들 흰 벽이 보인다.
물레방앗간이며 목화밭 수수밭은 끝임 없이 이어지고
다시 갈라져 나온 개울 옆 이름 모를 풀꽃과 과수원의 흰 사과 꽃
벌들은 날아와 종일 윙윙거리며 먹이를 장만한다.
산 밑의 집들은 연기가 오르고 새들은 이 나무 저 나무를 날아다니다,
정오의 사이렌이 뚜우 하고 울면 산 꿩은 날다 멈추고
버들에 이는 바람 떠가는 구름 수수밭사이 붉은 길 ──
낮의 정적 과수원 사과저장고며 먼지 덮인 빗장
포장도 아니 된 길의 외갈래 오솔길로 산길에 오르다보면
한눈에 도시의 모든 것을 俯瞰 할 수 있다.
구름이 오는 소리 아기 돌무덤과 산과 산의 비명들
다리 위를 오가는 마을 사람들 도립병원과 하얀 낮달
아 길옆에 오랑캐꽃 한 송이 눈에 뜨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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