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름발이 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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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름발이 부부
새벽녘에 꾼 그대 꿈에 놀라
잠은 달아나 넋 없이 앉아 있어라
가을 늦은 비 지붕에 저리 구슬프게 내리고
놀란 가슴 아직도 뛰고 있어라
그대나 나 차마 나뉠 수 없는 부부라고
저마다 심중에 맺은 굳은 언약
굳은 언약 오늘 백양의 성긴 가지에 걸어도
고운 산새 하나 날아와 울지 않고
십 여리 허연 갈꽃 길 꽃상여 지나는 피붉은 울음소리
울음소리 마구 헤집고 오는 그대 모습은
가파른 영덕산 아래 물구름 자욱한 외진 길 적시며
저만큼 내린 비에 삼단 같은 머리채 다 풀리고
불어난 여울물에 넋 없이 따라오다 가는
들판 논두렁 가에 혼자 서있어라
어느 때나 혼자 서있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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