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옛날 몰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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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어디서
먼지를 잔뜩 머리에 이고 와서는
할 일 없이 누운 모래무리를 흔들더니
촉촉한 갯바위에 짠내음 하얗게 뿌리고는
지워도 지워지지 않는 게 발자국
하늘의 길을 열고는 또 닫아 걸고
하늘의 길을 또 열고는 닫아 걸고
도돌이표가 지어내는 화폭에
몰운대로 가는 길 푯말엔
' 관계자 외는 출입금지 '
세월이 흘러
아무나 만나고 아무나 불러대는
자유라지만
한때는 갈 수없는 섬이었거늘
작은 스케치북에 크레파스로 앉아서
쓰악쓰악 문질러 가보곤하던
몰운대가
이제는 내가 갈 수 없는데
몰운대 하얀 치마폭에 쌓여
느릿느릿 찾아드는 게 한 마리 반기지도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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