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학교에서 오는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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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아침은 꼭 밥을 먹는다
왠지 그래야만 한국말이 잘 나올것 같다.
우리반 아이들이 씨리얼을 먹는지
토스트를 먹고 오는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다
그들도 나랑 피부색이 같고
부모가 한국 말을 하니까......
오늘은 ...랄랄라...
한국의 지도와 무궁화를 보여줘야지
교실문을 들어서며
나오는 노래조차 흥겹다.
아이들이 하나, 둘씩 들어오고
나는 어제 준비한 복사물을 꺼낸다
'우.리.나.라... 대.한.민.국 ?'
갑자기 움찔해졌다.
우리 나라 대한민국
우리 나라 대한민국
우리 나라 캐나다......
아이들의 눈을 쳐다본다
얼른 다른 그림 하나를 꺼내들고
이건 무궁화라고 말한다
왠지 이건 맞을것 같다
생전 본 적도 없는 꽃 이름을
스물 두 개의 조그만 입들이 따라 읽는다
"무굼파 !"
"무우~~ 구우운 하아~~~"
목소리들이 심장을 헤집고 들어와
콩.
콩.
콩.
못질을 한다
언
어
의
상
실.
실종된 부모의 모국어.
누구라고 할 수 없는 가해자와
그걸 알 리도 없는 피해자 사이에서
나는 직무유기에 대한 치명적인 죄의식을 느낀다.
랄랄라... 노래 소리가 어지럽다가는 사라지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
눈두덩이 위로 햇살이 따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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