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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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란한 네온사인들이 어지럽게 장식하고
여기저기에서 비틀거림으로 거리를 점령한
취객들의 어깨동무 노래소리가 들리는
번화가 중심지를 늦은시간 취하지않은 정신으로
한바퀴 돌았다.
바지 주머니에 두손을 푹 찌르고 느릿한 걸음으로
어울리지않는 두리번거림을 반복하며 걸어가다보면
일명 '삐끼'들의 유혹이 몇 걸음 사이로 이어진다
이곳 저곳에 자리잡은 포장마차 에서는
닭똥집,꼼장어,개불,산낙지,두루치기,알탕,해물탕,오뎅탕
등등의 안주에 소주잔이 오가고
선지국 한그릇에 허기진 배를 훔치는 이가 보인다
몇 집 사이로 줄잡은 노래방에서는 알아듣기
힘든 음악소리와 뒤섞인 고함소리가 들리고,
짙은 화장에 배꼽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재킷에
보일락 말락한 짧은 치마를 걸치듯 입고
무릎까치 치켜올린 부츠를 딱딱 소리를내며
긴머리를 좌우로 흔들어대고,
헐렁한 꽃무늬 남방에 깃을 세우고
찢어진 청바지를 입고 한손에는
담배를 문채 서로의 허리춤을 껴안고
힐끔거리는 눈짓을하며 거리를 누비는
한쌍의 젊은 자유분방함이 보인다
늦은밤 한건이라도 더해야 돈벌이가되는
택시는 길 가장자리에 줄줄이 늘어선채
손님이 타기를 기다리다 소리없는 경적을
울리며 서로의 인생살이를 논하고있다
복잡한 거리를 한바퀴돌아 한길가로 나오며
택시를 탈까하다가 떨어진 은행잎들이 사그락
바람에 나부끼는 탓에 정신이 홀려 한 시간여
걸리는 거리를 걸어서 되돌아왔다
2004.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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