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가마골

가마골

사랑 합니다



	어제의 잿빛 하늘탓 이었는가보다, 많은걸 생각하게하고 지나온 날들이 문득 지나쳐 간다. 난 늦게서야 알았다 "세계 장애인의 날"이란걸.... 문득 그리워지는 얼굴, 보고 싶어지는 얼굴, 너무나도 가슴아프게 해 드렸었고 한동안 마음의 문을 닫아 버린적도 있었던 그 모습이 떠 올랐다, 지금은 그 누구와도 바꿀수 없는 나의 큰오빠의 모습이 너무나 크게 클로즈업되어 나의 머리속에 떠오른다. 한쪽 다리가 너무나도 짧고 작은 탓에 십미터도 제데로 걷지 못하시고 숨을 몰아 쉬시며 힘들게 걸어가시던 뒷모습, 그런 오빨 많이도 원망을하고 미워했던 철부지 어린아이가 새삼 미워졌다, 우리 부모님께선 육남매를 두셨다, 아들셋 딸셋. 어느분이 말씀 하시던 소리를 들었다, 셋은주고 셋은 데려오고.... 욕심도 없으신 분들이라고, 우리부모님 가슴속엔 지금도 큰 응어리를 안고 살고 계신다. 자신의몸 아프신건 생각지도 않으시고 그저 큰오빠의 불편하신 모습만 보아도 가슴이 내려 앉으신다 말씀을 하신다. 어렸을적에 큰오빠가 소아마비를 앓으셨다 한다. 부모님께선 오빠의 다리를 고쳐 보려 많은 애를 쓰셨지만 어쩔수가 없으셨다고 말씀 하셨다, 그당시에 괜찮았던 집안의 재산을 아버지께서 잘못 손대신탓에 다 날리셨을 당시라 이리저리 뛰어 다니셨지만 끝내 고치질 못하고선 아버지께선 엄마의 원망을 두고 두고 받으셨다한다. 내 어렸을적에 아이들의 놀림이 싫어 오빨 많이도 원망했었다. 조그마한 동네기에 학교에서 아이들과 다툼이 있을적엔 오빠가 나의 약점이 되었다. "너희 오빤 병신이잖어" 그 말한마디에 온몸의 힘이 쭉 빠져 버린다 그 소리가 듣기싫어 집에가서 차라리 없어져라 소리를 지른적도 있다. 얼마나 가슴아픈 소리 였을까, 우리 부모님과 당사자인 오빤 얼마나 가슴이 찢어지셧을까, 난 그렇게 이기적이고 나만 아는애 였었나보다. 하기사 지금도 그렇지만.... 그래도 얼굴한번 나한테 찡그리질 않던 오빠였다, 시골집에 둘째딸이라 생일 같은건 없었지만 (그래도 꼭 옷한벌씩은 얻어 입었다,추석전이라서~~~) 그래도 같은날이 생일이라 날 끔찍도 챙겨주던 오빠, 내 중학교 다닐때 였었나보다. 나한텐 화 한번 내질 않던 오빠가.... 그날도 학교가 끝나고 오빠의 가게에 갔었다 (오빤 그때 도장과 시계를 고치는 기술을 배워 가게를 하셨다) 오빠의 친구와 말다툼이 계셨었나보다. 제데로 일어서지도 못하시면서 그 뜨겁던 석유 난로의 연통을 집에 던지시는 오빠의 모습에 난 그 자리에서 울어버렸다, 벌겋게 달아 올라있던 연통에 손을 다 데이신 오빠의 모습에 겁이 났었다. 우리 오빠. 그리 인자하고 정이많던 오빠가.... 그리 화를 내시는 모습이 얼마나 무서웠었는지.... 처음이고 마지막으로 그런 모습을 보았다, 지금은 삼남매를 두시고 사신다. 아이들 셋을 전주에 자취를 시키시면서 시골에서 사신다. 고향을 떠나지 못하시면서~~~~ 대학다니는 조카가 둘이고 막내는 고등학생이다. 요즈음은 힘이 드신다 하신다. 이젠 시계고치는 일도 거의 없다고.... 지금도 오일장이 스는 그런곳이다. 어제도 장날이라지만 노인들만 계시는 그런곳이기에 시계약하나 끼웠다고 말씀하셨다, 그런 우리 큰오빠는 지금 장애인 3급이란 진단이 내려졌다, 고향에선 그래도 장애인 협회에 뭐를 맏고 계신다 하셨다, 몸은 비록 많이 불편하지만 어느 정상인 못지않게 생활하시고 마음또한 건강하시다. 그런 오빠가 곁에 계시기에 더욱 좋다. 그런 오빠를 이젠 사랑한다, 그 누구와도 바꿀수 없을만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