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집-가마골

가마골

복권 사던날



	잠시 일을 보러간 농협에 한쪽 모퉁이에 점잖게 서있으면서 날 부르는 낯익은 얼굴이 있다 한번도 말을 걸어보지는 않았지만 난 누구인지 안다. 난 겁도 없이 만원을 내 밀었다, "몇장이나 드릴까요?" 그 판매원 언니의 목소리에 잠깐동안 갈등이 일어 났다, 몇장이나 살까? 그래, 기왕 해 보는것. 아니야. 오천원어치만 사고 다음에 또 해 볼까? 아니지, 어차피 하는거라면....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망설임이 너무나 길었나보다. 판매원 언니의 다시 또한번 물음에 답을했다. "만원어치 다 주세요" 누가 볼세라, 사무실 귀퉁이에 앉아 조심스럽게 자리를 잡아본다. 어제밤 내 꿈을 어찌 꾸었지? 좋은 꿈 이었나? 혹시 돼지꿈을? ㅎㅎㅎㅎ아니면.... 떠오르지 않는 꿈을 기억해 볼려 애를 써 보지만 도통 떠오르질 않는다, 모르겠다 궁금하니 긁어 보기나 해야지, 숨죽여 첫장을 조심 조심 긁어 내려가 보았지만 .. 그려,첫장부터 맞을리는 없고, 기대를 걸고 다음장을 긁어 보지만 그것도 역시.... 그려. 내 복에 무슨 복권이 당첨이 될려고, 서서히 후회가 들기 시작한다 내가 미쳤지 미쳤었어, 어쩌다가 이게 눈에 띄어 가지고선..... 후회반 그래도 혹시나하는 기대반으로 다음장을 긁어 내려가 본다 하늘이 무심친 않구나, 숫자가 맞는게 나왔다, 다음은 액수란을 살며시...... ㅎㅎㅎ 500원, 그려 첫술에 배 부르랴, 다음을 그리고 다음을........ 스무장을 긁어 내려가 보았지만 역시 난 아니란 결론만 내려진채. 만원이 졸지에 사천 오백원으로 떨어진 순간이었다 그 아까운 내 오천 오백원을 어디서 찾을까. 내 오늘 미쳤었나보다, 아님 다 지난 여름의 더위를 먹음이던지.... 안하던 짓을 왜 했을꼬 하는 후회를 해 보았지만 이미 때는 늦음을... 누구에게 하소연을 해 볼까? 내 잠시 허황된 외출의 꿈을, 오늘밤 꿈속에서도 헤메일것 같다, 날아가버린 돈의 행방을 찾으러.... 오늘밤 돼지꿈을 꾸고선 내일 또한번 사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