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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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연이의 꿈.
꿈을 꿨다.아주아주 파란꿈.주위는 온통 물빛으로 칠해진 도화지 같았다.갑자기 빛이 사라지고 바다 앞에서 미영이가 웃었다.오랫동안 머리속에 박혀있던 모습이었다.
함께 바다에 놀러간적이 있었다.난 정말 처음보는 바다여서 기분이 너무 좋았다.수진이와 연주는 오자마자 물에 뛰어드는바람에 옷이 젖어 투덜거렸다.
"나 바다 처음인데 생각했던것보다는 안파란데...생각했던 것 보다는 더 넓다.."
갈매기소리가 머리속을 어지럽혔다.짠내는 내 현기증을 더 심하게 만들었다.그리고 난 미영이를 봤다.미영이의 머리를 만져보고 싶어졌다.
"아..머리에 뭐 붙었어."
지금생각해도 유치했다.
다음날 아침에 민박집에서 눈을 떴을 때.수진이와 연주는 일찍깨서 나가고 방안에는 나와 미영이만 있었다.난 다시잘까하다가 미영이를 깨웠다.술병이 뒹굴고있는 방은 뭔가 답답해져서 미영이와 함께 밖에 나가고 싶었기 때문에.하지만 미영이는 깨어나지 않았다.그 때 아직 취기가 돌았나보다.
"나..너 좋아해."
뭐 어때.자는 아이의 머리카락을 만져봤다.머리에 비치던 햇빛이 손에 곂쳐졌다.난 손을 가만히 쳐다봤다.
"..바보같아.."
그리고 나도 다시 잠들었다.
"..우리도 인문계인데 이렇게 한가하게 바다여행이나 다녀도 되나몰라~명색이 수험생이잖아."
"뭐어때 어차피 공부랑은 거리 멀잖아.우리학교는."
"아아.한명 잘하는 애 있잖아.서울대 갈만큼하는 애.4반에 구지민."
"나도 알아.모의고사도 370넘는다며?"
"와."
"참.그건 그렇고 미영이 너 승욱이 오빠랑은 잘되가냐?"
"뭐 그렇지..헤헤."
"어디까지 갔냐?(반짝반짝)
"멀리..하하"
"....썰렁해."
승욱이 오빠는 중학교때 나와 사귀었었다.말은 못했지만.모두 과거의 일이다.
다음날 올려오는 기차안에서 모두 피곤했는지 잠들어버렸다.미영이의 씨디피에서는 루시드폴의 Why Do I Need Feet When I Have Wings To Fly?가 흘러나오고 있었다.기타의 시린 음이 머리속에서 깨졌다....미영이는 왜 이런 걸 좋아하지?난 이어폰을 빼고 잠들었다.기차가 덜컥거리는 소리가 나른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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