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살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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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연이는 창밖을 바라봤다.학교밖의 나무하나 없는 가을풍경은 황량했다.들위에는 파란 하늘만 꽉 차있었다.방과후에.혼자 남아 가만히 아래를 바라보던 혜연이는 혼자 중얼거렸다.
"여기..너무 답답해."
집으로 가는 밭길을 지나서 통나무로 초라하게 만들어진 다리를 지나서 또박또박 걸어갔다.혼자가는 하교길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이제부터는 혼자다.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아.왜?나의 행동 때문에...오늘부터 나는 왕따야.
다음날부터는 교실의 떠들석함 속에 침묵이 하나 생겼다.
괜찮아.답답한 이곳도.이제 곧 졸업인걸.그날부터 귀를 막았다.
체육시간에 선생님이 오지 않았다.반장이 결석한 오늘은 아이들 중 하나가 가야만 했다.모두들 귀찮아했다.몇명이 수근거리더니 혜연이에게 다가왔다.
"저기 니가 좀 갔다오면 안되?"
침묵으로 굳어있던 무언가가 사라졌다.
"응...내가..갔다올께."
덜컹.
문이 닫히고 누군가 비웃었다.
......지겨워.
교무실안에는 체육선생님 혼자 자고 있었다.바보구나.
"저기 선생님."
깨지 않았다.흔들어봤다....
교무실은 햇빛이 새어들어와 눈부셔.자고 있는 선생님의 등을 하얗게 비췄다.혜원이는 그 등에 있는 손을 봤다.
"저기 선생님..선생님."
"...응?"
선생님은 눈을 비비면서 일어났다.
"아...3반 얘. 맞지?..아 이름을 까먹는다니까."
사실 반이라고 해도 고작 네반밖에 없는 시골 학교에서 이름을 잊어버리는건...내 존재감이 없다는거겠지.
"네.저기 오늘 수업은 어쩌죠?"
"아?아아 오늘 수업은 자습이다.같이 가자."
체육선생님은 작년에 우리학교에 왔다.아저씨밖에 없는 학교에 새로온 총각선생님이라면 인기가 있어야 하겠지만 꾸미지 않고 별로 단정하지 못해서인지 인기는 없는 것 같았다.
가는 내내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드륵.
"오늘은 자습이다."
자습시간 내내 선생님은 잠만 잤다.
뒤에서 아이들이 뭐라고 수근거렸지만 혜연이는 신경쓰지 않고 공부했다.
혼자 옥상에 올라가 보았다.뛰어내려 버릴까?그럼 엄마랑 할머니는 슬퍼서 울겠다.그리고 서울에 있는 종호도 울고.또...하늘나라에 있는 미영이는 슬퍼서 울어줄까? 바보 그럴리가 없잖아. 그래도 그날 비가 내린다면 그날은 나름대로 행복한 날이 될거라고 생각했다.
점심시간에는 항상 여기서 밥을 먹고 잠을잔다.조금 춥지만 조용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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