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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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어버리고 싶은 것들이 많다.부끄러운 기억.
난 너무 느린 아이였다.눈을 감으면 너무 심한 행동들이 상처를 준다.난 나로 인해 상처받아 항상 울곤한다.왜 그랬지?
내안에 다른 내가 있는 기분이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그런 나를 기억하겠지?
그래서 더욱 자신감이 없어지는거다.
내가 사는 이곳은 작은 동네여서 시내에서 아는 사람들을 자주 마주친다.그래서 난 시내에 나가지 않게 되었다.아는 사람은 부담스러워.
가끔 그게 너무 불편해질때.내가 아무도 나를 아는 사람이 없는 외국의 거리를 걷는 상상을 한다.자유로움과 외로움은 붙어있나보다.
"안녕하세요."
가게문을 열고 누군가가 들어왔다.낮익은 얼굴.갑자기 불쾌한 기억이 가슴에서 치밀었다.난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그리고 그의 뒷모습을 훔쳐봤다.오래전에......
오래전에 그와 나는 연인이었던 것 같다.아주 잠시동안.오래된 기억이라 그의 이름은 생각이 잘 안난다.그때 난 사진과 기억을 모두 버렸으니까.
내가 아직 어린 20살때.그는 나에게 말해줬다.'남을 너무 믿지마.그리고 행복하게 살아.' 거짓말쟁이.위선자.나를 사랑하지도 않았으면서.....'사랑하지 않는 연인은 얼마든지 있어.'
난 그를 믿었고 그에게 나의 부끄러운 많은 모습을 보여줬고.그는 나를 비웃었다.조각나고있는 감정.결국에는 상처입고 버려졌다.
아직 나를 기억하나요?
"......잘 지냈어?선영아."
아아...차라리 모르는 사이였다면.
나는 모르는 척하며 비디오번호를 컴퓨터에 입력했다.난 그의 눈을 쳐다볼 자신이 없어.본다면 모두 생각나 버릴 것 같아.차라리 기억하지 않는게 나아.
"천 육백원입니다."
"그때...꼭 하고싶은 말이 있었는.."
"손님.무슨 말씀 하는지...전 선영이란 분이 아닌데요."
모르는 사람인 척.처음보는 타인인 척.
"..아..죄송합니다."
아쉬워 할 것 하나없어.하찮은 기억이야.모두.
"그때는 나도 너무 어렸던 것 같아.지금 생각하니 난 그녀를 사랑한게 아니었어.그렇게 좋아했는데.다시 시작하자는 소리가 아냐.다만 미안하다고.진심으로.그것만 알아달라고.그 말 못했잖아.미안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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