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기에 (천왕봉을)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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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기에 (천왕봉을 오늘도) 오른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정상석頂上石 바로 저만치인 곳에
천왕봉 백번을 오른 사람도
숨이 가슴까지 차오르는
가파른 오르막길이 있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자면
눈 덮인 겨울에도 땀에 젖고
왼 다리 오른 다리 교대로 쉬어야 하는
천왕 샘 바위 위
가파른 길 하나 있다
지리산 천왕봉 오르는
떨어진 돌, 계단 된
마지막 길, 이 길을
숨차지 않고
쉬지 않고 오른다면
이제 더는
지리산 천왕봉에 오지 않아야한다
산을 오르는 일은
봄, 여름, 가을, 겨울
어느 때고
가슴까지 차오르는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이유를
깨우지는 일이기에
지리산 천왕봉에 올라보면
정상을 향해 오르는 그 많은 사람들
그중 반은 난생
처음 왔다는 사람이다
그 처음처럼
그 첫 걸음처럼
처음 온 사람을 만나는
천왕봉을
오늘도 오른다.
사람이기에 오른다.
2010. 02.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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