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농일기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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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바람에 실어 2)
저무는 강변, 이 듣기만 해도 얼마나 낭만적이냐?
그것도 한여름날에..
그런 저녁이었다 장난질이 나처럼 심하던 황새 새끼들도 이제 보이지 않고
물언덕을 넘어 쏟아지는 물소리만 고요를 다 안고 있는 강변
바람은 또 얼마나 시원한가!
나는 이런 밤 별을 보노라면 잊혀진 옛사랑이 기억되지 않고, 알퐁스 도태의 별 이야기만 기억이 새록 새록하다
이런 장소에는, 지금 이 시간쯤에는 시골의 처녀 총각들이 어른 몰래 강변길을 걷어 올 법도 한데도
강바람에 잠이 오고 있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다.
이제 그 육식성 야행성 물고기 빠가사리 꺽치를 사냥하러 가야겠다
뜰채를 처음 퍼 올린 정사장은
"어 고기들이 별로 없어,"
초저녁보다 수확이 없다.
한바퀴 물속을 헤집고 다니면서 대강 대강 물고기를 잡았다
헌데 수량은 적어도 큰 고기들이 잡혔다.
아마도 어미고기들은 밤에 나오나 보다
정사장 집으로 와서 전처럼 둘이 마주 앉아 물고기 배를 딴다.
아까보다는 훨씬 진도가 빠르다.
나도 손이 익숙해 지고 있었다. 비닐 봉지에 나누어 담아서 산막으로 돌아오니 자정이 가까워지고 있었다.
튀김꺼리와 매운탕꺼리를 각각 세봉지씩 나누어 담아 냉동실에 넣고 잠자리에 든 시간은 새벽 한시를 넘고 있었다.
내일 아침 5시에 기상을 해서 산막을 한번 들러보고 연못의 물도 수위를 맞추어 놓아야 한다.
잠이 잘 들 것 같다.
개구리 소리가 주기적으로 울어댄다.
처음 이 여름 산막에서는 개구리 소리때문에 잠을 설치기도 했는데
지금은 익숙해졌다. 새벽에는 저 개구리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겨울 밤에 천장에서 들리던 쥐소리도 여름밤에는 들리지 않는다.
나는 내 산막주위에 식물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저 개구리며 쥐며 고양이, 개, 개미, 거미, 지렁이, 두더지, 나비, 벌, 온갖 새들 이제는 연못에 물고기를 보고 가마우지 어미도 날아온다.
이런 동물들은 내가 먹이주고 직접 키우지는 않지만 하여가네 산막을 중심으로 살아간다.
참 그리고 두칠이 산(生) 짐승도 같이 산다.
산막에는
올만에 글 줄을 싣고 보니 글이 별로 멕이 없다마는 독자 여러분께서 잘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2004. 07.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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