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흰나비의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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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1. 나래 짓으로 날다.
2. 고치속 슬픔
3. 노래를 싣고 하늘로
1. 나래 짓으로 날다.
'배추흰나비의 시간' 때문에 어제부터 바빴다.
먼저 대구로 갈 차편을 준비해야 하고, 그 차편에 싣고 갈 준비물을 준비해야 했다.
지리산 거림골 토종벌꿀을 구하기 위해 전날 전화를 해서 꿀통에 든 꿀 채취를 부탁해 두었다.
그 꿀을 싣고는 내려오면서 대원사 사하촌인 삼장에 가서 삼장 막걸리 한 말을 또 싣고는 산청 산막에서 두 아우가 오길 기다렸다.
아침에 바람이 있긴해도 초겨울의 따뜻한 햇살에 산막 양지에는 훈기가 감돌았다.
창원서 일찍 출발한다고 하던 호칠 제칠이는 11시를 넘기고서야 전화가 왔다.
산막 마루에서 숯불을 피워 구어먹는 지리산 흑돼지 고기를 기억하며 부지런히 달려온다고 해도 그들은 1시나 되어서 도착했다.
숯불로 노랗게 잘 구운 고기 몇 점과 점심을 먹고,
차 한잔 우려 먹고,
몇가지 일을 마무리 하고는 떠날 준비를 하였다.
다행히 먼길 차편을 마련하고 내 산막까지 데리러 와 준 아우에게 고마운 마음인데 망치질 하는 것도 시원찮은 나 대신 손수 척척 해 준 내 아우 호칠이가 고마운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내 차에 실린 꿀 다섯 박스를 몽땅 싣고,
막걸리 한 말까지 싣고 보니 정말 차가 무거워서 속도가 나지 않을 정도였다.
4시가 채 못 되어 출발을 하였는데,
조금이라도 빠른 길로 가고자 함양까지 대진고속도로,
대구까지 88고속도로를 타고 가는데, 88은 이제 정비된 국도보다 못한 도로였다. 그래도 통행로는 잘도 챙긴다.
통행로 챙기는 톨게이트에서 정체가 인다는 것을 도로공사는 알면서도 시정하지 않는다.
내 글이 잘못 하면 한방에 날아갈 소지가 있는데도 나는 게시판에서 바로 글을 올려야 글이 잘 나오는 것도 습관이라, 따로 한글 글쓰기 판에서 글을 쓰면 나도 모르게 어색하고 궁색해 진다.
다만 내 엉터리 맞춤법을 교정이 어려운 점과 키를 잘못 눌러 글이 한번에 다 날아가는 위험를 알면서도 나는 이 아슬 아슬함을 즐긴다.
그래서 한방에 다 날아가는 것을 방지하고자 가끔씩은 먼저 올려버리고 나중에 수정을 하면서 첨가해서 글을 올리고 있는 점 이해하여 주기 바란다.
대구 화원 톨에서 부터 시작된 정체는 갈수록 심하였다.
내 지혜로 빨리 가는 수단을 강구한 것이 화원 인터체인지에서 나와,
그래도 준 도시고속도로인 앞산 순환도로를 타기로 했다.
토요일 오후 화원서 북대구까지도 막히는 것은 익히 아는 터이라 화원에서 빠지자 차가 붐비지 않아 다행이다 하며 순환도로에 올리자
한 20분 달리고는 정체가 시작되었는데
서부 터미날 입구를 지나서부터는 점입가경이었다.
그리고 앞산공원에서는 자꾸만 차가 증가하면서 시간은 차 속도에 반비례로 가고 있었다.
결국 6시까지는 무난히 도착하리라는 우리 일행의 예측을 깨고 도로에서 6시 반을 맞이하게 되어, 모임장소로 전화를 걸었다.
사정을 이야기하자 회장님 말씀..
"어디서 지금까지 한랑없이 노시다 그렇게 되셨나요?"
거의 울먹이는 목소리로 원망을 하신다.
"몰라요! 날아서라도 오셔요. 빨리요."
"허허 보다시피 알다시피 차가 막혀 "
그리고 얼마나 더 가야 장소에 도착할 것인지 물으니 한시간은 걸린 다는 것이다. 지금 그 시간에, 그 곳에서는.
"동대구 쪽에서 오시면 안 막히는데 왜! 왜! 서대구에서 들어오셨나요?"
"아이고, 우리가 서대구쪽에서 올라왔는데, 여기서 동대구는 그리 간단합니꺼?"
이 대답이 나올라다가 아니야..
우리 회장님 지금 경황이 없어!
"회장님 먼저 식을 시작하셔요. 우린 가서 밥이나 얻어 먹으면 됩니다."
정말이지 늦게 출발한 것이 후회막급이었다.
막걸리 한말과 꿀 3박스를 들고서 식장에 올라가자..
지각생이 되고보니 민망하기 그지없었다.
그래도 시간은 어떤 어려움과 문제가 다 해결해주고 새롭게 시작하는 마술 해결사이니, 그날 우리 일행은 저녁도 먹고, 술도 마시고, 노래도 부르고, 꿀도 팔고, 할 일 다 하고 재미있게 잘 놀았다.
책 제목이 배추흰나비의 시간이었다.
내 유년의 봄날에도 배추흰나비의 시간이 있었다.
배추꽃이 봄을 수채화 그림으로 그려놓은 어린 날
나는 꽃송이 만큼이나 많은 배추흰나비와 놀았다.
배추 밭고랑에 부푼 흙을 파고는 흰나비를 잡아다가 묻었다.
그리고 깨어진 유리조각을 주워다 창을 만들어 주었다.
노란 배추꽃 한 송이도 같이 넣어주었다.
그리고 또 배추흰나비를 잡았다.
가만히 꼬막손으로 다가가 살포시 엄지와 검지로 나래를 붙잡았다.
흰나비는 꼬부라진 시계의 태엽같은 더듬이를 가날프게 흔들어 보였다.
손가락에는 하얀 분말이 묻었다. 배추흰나비의 나래 가루였다.
맞아!
배추흰나비를 얼마나 잡아보고, 놓쳐보고, 키워보고, 살펴보았을까?
배추흰나비 모임에 오신 분들은.
나, 유년의 한마리 배추흰나비는 오늘 또 다른 배추흰나비들을 만나기 위해
훨훨 나래 짓을 하며 그렇게 날아올랐다.
꿈처럼 아롱 아롱 거리는 봄날 하늘로
아직은 추운 겨울이었지만 그 봄날을 그리며 날았다.
첫번째 이야기 끝
2. 고치속의 슬픔.
행사를 마치고 일행들과 늦은 밤시간을 보내고 눈을 뜨니 어제 먹은 숙취가 가시지 않았다. 평소보다 늦은 시간이지만 일행보다 먼저 눈이 띄어서 혼자 먼저 일어나 사워도 하고 화장도 하였다.
그리고 일행이 일어나길 기다리며 누워있었는데
호칠이가 따라 일어나서
간단히 씻고는 행사장에 두고온 차를 가지러 간다기에
그래 수정못 산책도 하고 일행이 일어나 아침식사를 하자면 아직 시간이 있으니 아침에 윤하(내 아들) 자취하는 집에 가봐야 겠다.
다행이 물빛에서 배려를 해 주어 아들과 저녁을 먹을 기회가 생겨 고마웠지만 그래도 자식 사는 집에는 가 봐야겠다 싶어서 호칠이랑 차를 찾아서 근처 중동교 근처 작은 아파트로 갔다.
가면서 혼자 집을 끓여먹는 스무살 선머스마의 생활에 걱정반 기대반이라 밀감 한 박스를 싣고는 찾아가니 아침 잠에서 들깬 얼굴로 나왔다.
아파트 현관을 열고 들어가서 방이며 화장실 부억을 살펴보니 현대판 빈민굴이구나 싶었다. 단칸방에서 이보다 더 못하게 생활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20년도 넘은 낡은 아파트 남학생 몇 명, 자취로 꾸려가는 아파트는 내 눈에는 한마디로 빈민굴이었다. 가구없는 방에 온기 하나 없는 방이다.
아직 난방을 하지 않는다나...
왜?
그냥 덥고 자면 잘 수 있고, 관리비가 많이 나오면 동거하는 학생들 같이 나누어 부담해야 하니 그렇단다.
아직은 젊으니 온기운보다 돈이 더 귀한 것인가보다.
부억에는 청소되지 않은 식기와 개수대통 그리고 성능조차 시원찮은 낡은 냉고자 한 대, 그리고 화장실 문을 열어보니 깨진 타일에 낡은 변기,
마루와 방바닥의 벽지며 장판은 어쩌면 그리도 무늬조차도 싸구려 일색일까.
와락 눈물이 돌았다.
"세탁기는?"
지난번 같이 살던 학생이 이번에 집을 옮기면서 갖고가서 지금 없다고 한다.
그리고 냉장고도 작동이 시원찮고,
밥을 그냥 사먹고 지내면 어떠냐고 하니
사 먹는 밥보다 해 먹는 밥이 입에 맞아서 그런다고 하니
이럴 수도 저럴 수도 없다.
들고간 밀감을 몇개 꺼내서 찬방에 앉아 까먹고는 얼굴을 보니
양볼이 맞닿을 지경으로 보인다.
야위어서..
마음이 아팠다.
저 한창 나이에 먹는 것
어찌 변변하지 못하니 그 모양일 거야
"어디 몸 아픈 곳은 없니?"
"녜~"
부모가 자식 보면 이런 심정이 되나보다
내가 유독 자식 걱정이면 자랑이 없는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닌가 보다.
나도 내 마음이 아프고 애잖하면 표현을 하고 안하고 이전에
자식 걱정과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내 어머니 생각이 났다
내 어머니 날 보시면
꼭 이런 심정이실거다
내 마른 몸이면 얼굴 보면 볼 적마다 이런 마음일꺼다.
그런데
내 어머니 원처럼 나도 내 몸 내 마음대로 못 만든다.
그렇다고 내 몸이 어디 불편하거나 아픈 곳이 있는 것도 아니다.
허나 부모는 그런 것이다.
내가 같이 간 호칠이 보고 내 심정을 털어놓자
"참 성님도 우리 자취 시절에도 그렇게 살아잖아요.
학생들 자취방 다 마찬가지여요."
그런가? 내 혼자 마음이 약해서 사랑해서 그런가?
밀감 하나를 까 먹고 지갑을 열고는 돈 기만원을 꺼내서 손에 잡혀주니 선듯 받지 못하고 어떨떨해 한다.
"내 위문 방문로 왔으니 위로금이다. 맛있는 것 좀 챙겨먹고 깨끗하게 해 놓고 살아라!"
"녜~~"
경옥고를 친구들과 방학을 이용해서 만들어 판다고 꿀을 구한다고 하기에 두 박스를 내려주고는 차가운 방에 홀로 남겨놓고 나는 돌아왔다.
그래도 저 아이는 나보다는 행복할 거다.
비록 지금 춥고 배고프드라도.
머지않아 꿈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과 젊은 미래가 있으니 말이다
나오면서 혼자 되내인다.
냉장고와 세탁기를 구해 주어야 하는데
중고나 헌 물건을 구해 주어야 하는데
나는 새 물건을 사 줄 생각은 없다.
나는 내 물건들도 다 헌 물건을 헐값에 사거나 얻어서 내 산막에 두고 사용한다.
우리 회사에는 알뜰장터 게시판이 있다.
그 게시판에 헌 물건 나오면 선착순으로 매매가 된다.
나는 벌써 산막에 수많은 물건들 거의가 그렇게 구해서 사용한다.
굳이 신품 사서 놓고 살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쓰다가 버려야 할 물건들 내가 얻거나 작은 돈으로 구입하여 사용하면 여러면에서 좋은 일이고 생각한다.
지난주에는 헌 실내화 두 컬레도 얻었다.
물론 벽걸이 온풍기는 이만원에 구입했지만
냉장고 청소기 침대 쌀통 비디오 티브 컴프터 등등...
헌데 대구 계시는 물빛님들께 이 자리에서 부탁을 하나 드리고자 한다.
내가 여기서 냉장고 세탁기를 구해서는 대구까지 운반비가 간단하지 않다.
혹시 본인이나 주변에 낡고 오래된 헌 세탁기 냉장고 처분해야 한다면 혹 수리가 필요하면 수리도 가능한 일이니 소개를 부탁합니다.
실비가 요구되면 실비부담에 운반비 부담까지 제가 할 터이니 잊지 마시고 다음에라도 이 사천의 두칠이가 기억나면 연락을 주시길 바랍니다
제가 원래 태생이 각설이 랍니다
얻어 먹을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축복입니다
하시던 음성 꽃동네 걸인 이기철(?) 할아버지 후예일지도 모릅니다
일행이 머무는 숙소에 되돌아오니 만담의 꽃을 피우고 있었다.
헌데 아침밥은?
아침 산책에 배가 고팠다.
호텔에 자면 뭐하냐!
제 때 먹는 한끼 밥이 더 긴요한 것이지?
물론 좋은 곳에서 호식호숙해서 좋긴 했습니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회장님!
두칠이 꿀 때문에 머리가 딱 아픈데
뭐 이번에는 가전제품 판매라
판매가 아니라 산다는 겁니다
이젠 구매입니다 구매!
헐 값 구매 아니며 공짜 구매요!
그래 윤하야 윤하야
내 중학교 국어선생님이 수필집 제목을 소개 해 주신 적이 있지
'내 인생 내 지게 지고'
배추흰나비도 보기에 화려하고 멋 진 삶 같지만
슬픔도 있고 외로움도 있단다.
어느 배추흰나비도 다아....
사는 건
삶은 계란이라고.......?
삶은 장난이란다.
이왕 사는 게 장난이라면
재미있는 장난이 낫지 않겠니?
니 지게에 니 인생을 지고 재미있게 장난을 치고 살아라
두번째 이야기 끝
3. 노래를 싣고 하늘로
늦은 아침을 먹고 멍청한 소 눈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있는데
청도 운문사행 호칠이 차를 기다리고 있는데
"두칠아!"
돌아보니 칸나다.
"어~~ 어응.. "
"호칠이 차 타지말고 내 차 올라타라."
"어~~ 그래 그래도 돼?"
"머서마하고는, 내 차가 꽃밭인데 메나리 가운데 앉히고 시공이랑 뒷자석에 어서 올라타라."
"알써 그럴께.."
실은 좋으면서 마지 못해 타는 양 기웃거리고 있으니..
시공이가 저쪽 차문을 열고는 먼저 자리에 앉기에 나는 메나리가 먼저 타길 기다리다 타게 되니 자연 두 남자가 양쪽에 앉게 되었다.
속 마음으로
'이거 호박이 통채로 굴러 들어온 일 아닌가?'
"두칠아 내가 니 소원을 풀어줄라고 이런다 알기나 하나?"
칸나의 우스개 소리가 시작되었다.
"야 야 알았따. 호칠이가 알면 운전이 안되겠따."
난폭운전에 욕쟁이 운전사 칸나 덕분에 귀도 즐겁고 몸도 즐거운데
이제는 목까지 즐겁게 노래를 시키는 것이 아닌가?
나보고 시키는 것이 아니라 메나리보고 창을 주문한다.
재미 만점 우리 메나리, 은근슬쩍 내빼는 것도 없이 준비했던 창가 가사집을 꺼내놓고는 우리 노래 공부를 시킨다.
우리뱅뱅 도리뱅뱅 순진무궁 시공과 나는 얼이 다 빠져 그저 하자고 하는대로 따라 부른다.
소리가 작다고 하면 고함을 치고, 후렴을 넣어라면 후렴을 넣고,
칸나는 내가 어쩌다가 아는 곡이 나오면 내 하는대로 감정을 넣어서 부르면 촉을 잡고 쫑코를 준다.
허나 선생님!
역시 선생님 내가 못해도, 엉터리라도, 우리의 노래는, 제멋대로 제 멋에 겨워 제 흥에 겨워 부르는 것이라고 칭찬을 한다.
노래가 쉬는 사이 차가 좌우 회전을 하면
한번은 시공쪽으로 기대 몸이, 이번에는 내 쪽으로 기운다.
누구 몸이........?
호칠아 누구 몸인지 알아 맞추어봐!
우린 난폭이라도 칸나 운전 잘 한다며, 추임새를 놓고는 호호 껄껄 달리는데
차는 운문사로 가지 못하고 화양쪽으로 가고 만다.
그늠의 깨스차는 깨스 충전소을 만나야 하는데
청도 운문사 가는 길에는 충전소가 없으니
운문사 절 구경은 하거나 말거나
사과밭에 잔가지들 물이 오르거나 말거나
하늘이 왜 저렇게 시퍼런지 묻지도 말거라!
노래 선생님 메나리는 그 시원시원한 목소리를 망설임없이 내보인다.
참으로 귀하고 멋들어진 우리 노래를
이렇게 수십곡이나 바로 곁에서 감상을 하게 해준 칸나에게 먼저 감사의 염을 드린다.
물론 사양하지 않고 즐거이 응에 주신 메나리양에게도 감사를 드리며.....
어쩌다 계곡길 산행을 하다,
계곡 바위에 앉아 창을 부르던 분을 본 적이 있다.
그 한 곡을 듣기 위해 나는 가던 걸음을 멈추고 한동안 서서 듣다가 온 적이 기억이 난다.
시간이 없어, 더 듣고 싶었는데 걸음을 돌리던 기억..........
그것도 방해가 될까봐 들키지 않는 거리에서 듣던 기억..
맑고 여린 목소리 메나리는 자기 말처럼 타고 난 명창은 아닐지라도
소리 하나는 제대로 배운 목소리 같았다.
진도 아리랑이나 진주 난봉가는 몇 소절 나도 가사를 알기에 따라 불렀다.
내 흥에 부르는 노래이니 흥겨웠다.
소리를 내고 나면 가슴이 훈련하였다.
내 목소리에
메나리의 소리에
우리 일행의 합창소리에
청도 운문사 산속 하늘은 어느새 시퍼렇게 멍든 날이었다.
그래도 좋았다.
멍이 들어 아파서 좋았다.
잠이 모자라도 피곤해서 좋았다.
그 시간이
배추흰나비의 시간이
나에게는 머무러고 싶었던 순간들이었다.
내가 진주행 시외뻐스를 타고 진주에 다 왔을 무렵에
전화가 왔다.
칸나라고 적힌 발신자 이름이 보였는데
칸나인가 받았는데
놀랍게도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시 나타난 그 목소리는 메나리양이었다.
나는 뻐스 속 곤히 자고 있었던 승객들에게 죄송하다는 생각은 아랑곳없이 내 목소리로 하고픈 말 다 하고 말았다.
아련하고 깊은 맛, 그 목소리에 이미 매료가 되어있었다.
어쩌면 단 한번에 중독이 되어버린 홍어회 쏘는 감칠맛처럼
한번에 난 중독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
나는 혼자 생각한다.
그 전화의 원인이 오늘 아침부터 제 차에 올라타길 원하던 바로 칸나의 작품일거라고
내가 그 목소리
한번 더 듣고, 잘 자라고
허허
"칸나 누부야.. 아침 배 고프다. 밥 없으면 젖이라도 주라." 하였드니
그 고픈 마음 밥 대신에 목소리 밥을 먹여 주어 다시 한번 뜻깊은 속 뜻에 감사를 드린다.
"칸나야! 내 니도 사랑한다. 그 열정과 사람에 대한 사랑을!
메나리의 열린 인간 사랑의 마음도 내 사랑한다."
세번째 이야기 끝
2003. 12.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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