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을 훔칠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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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난
토마토 모종 훔치는 꿈을 꾼다
아침 이슬 맺히는
토마토의 기운을 닮고파
콧잔등 아리는 풋 내음 폭발하는
푸른 토마토 정기를 맡고파
비탈 밭이랑에
두엄도 넣어두었고
간밤에 봄비도 왔는데
빈자리 청 도포 입은 토마토가
아른거리니
자꾸 남의 밭 어귀를 빙빙 돈다
푸른 토마토 몰래 따다
원두막 기둥에 묶였던
푸른 추억을 떠올린다
몇 일째인가?
엿보기를
오늘도 모종삽에 반질반질 기름칠을 해둔다
모종 훔치는 무게와
토마토 푸른 모습을 보는 무게를
천평칭을 한다
나는 도적의 피를 가졌어!
나는 농부의 피를 받았어!
오늘도 난
모종을 훔칠 꿈을 꾼다
2000. 06. 01. 이학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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