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피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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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좀 더 어렸을 때는 머피의 법칙을 참 무서워했다.
어떤 일이든지 그 놈의 머피는 왜 나만 따라 다니는지...
내게 일어나지 말았으면 하고 생각하는 일은 어김없이 내게서
일어나고 마는 일들이 때론 나를 두렵게 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그 머피에게 그냥 짓눌려서 살면 안된다고 언젠가부터 마음을
먹기 시작하면서 모든 일들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였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 그리고 차라리 다른 사람이 아닌
내게 일어나서 얼마나 다행인가 하고 생각한 후로 머피에 시달리지 않을
수 있었다.
사랑니를 뽑으면서 다른 사람들보다 특히 더 깊숙히 숨어 있는 이, 그리고 다른 사람보다 턱 신경이 유난히 이와 가까이 있어서 자칫하면 신경을 건드리기가 쉽다고 하였다. 왜 하필이면 나만 그렇지?
잔뜩 겁을 먹고 있는 내게 의사선생님은 위로와 믿음을 주셨다.
그런 사고는 100명 중에 한명이 나올까 말까 한 것이고 혹 신경을 건드려도
끊어지지 않는 이상은 다시 돌아올것이라면서 선생님이 지금까지 착하게 살아왔는데 하필이면 선생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나겠느냐고 걱정말라고 그러셨다.
남들보다 훨씬 오랜시간 힘들게 빼고, 그리고 남들보다 훨씬 많이 오랫동안 붓고, 그리고도 아직 감각이 돌아오지 않았다. 아랫턱 반쯤은 아직도 마취주사를 맞은 듯 감각이 없는데 의사선생님은 길면 이 상태가 6개월까지도 간다고 한다. 그 정도 기간이면 낫기 이전에 이 상태에서 그냥 적응해서 살 수 있는 기간인 것 같다.
다른 이들이 나를 보면서 그런다. 혹시 돌팡이 의사 아니었냐고..자기들은 그렇게 사랑니 빼고 그렇게 심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보기에 돌팔이는 아닌 것 같은데..
다른 사람들에게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일들이 내겐 아주 힘들게 지나가면서
잠시 머피의 법칙을 다시 떠올렸다.
요즘 내 주변에서 일어나는 작고 큰 일들이 자꾸 꼬이는 것을 보면서
그 머피가 슬슬 나를 건드리고 있는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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