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산에 올라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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登泰山而天下小(등태산이천하소)
태산에 올라 천하가 작은 것을 알았다.
공자(전 552-전 479)님이
태산에 올라간 뒤에야 비로소 천하가 작다는 것을 알았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이야기로,
큰 진리를 깨우친 사람은 그만큼 사고나 행동의 폭이 넓어져
세상을 인식하는 방식도 거침없어진다는 말이다.
시냇가에 가 보자.
거기 작은 구멍이 오몰조몰한 것이 마치 벌집 같다.
자세히 살펴보면,
그것은 벌집이 아니라 게들의 집이다.
그 작은 게들이 가을이 되면 어른들 손만큼 커져 있다.
그 중간엔 허물을 벗고 다시 그 속을 채우고,
또 다시 허물을 벗어 버린다.
이처럼 작은 소견을 벗어버리는 작업을 무수히 하는 것이
바로 우리네 삶이다.
사람은 열 번 된다고 한다.
그 만큼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 사람이란 의미이다.
시경엔 出自幽谷(출자유곡: 깊은 골짜기로 부터 나온다.)라는 말이 있듯이,
보다 더 번화한 곳으로 나서는 것이 바람직하다.
속세가 싫어서 숨는 사람도 자신의 번화한 곳은 바로 도심이 아니라
자연의 번화함으로 향해 가는 것이니,
굳이 번화의 개념을 고정시킬 필요는 없다.
자신의 작은 소견으로 부터 벗어나는 일은 무엇보다도 소중한 일이다.
성현의 글을 읽고 생각하는 사람은
작은 소설나부랭이를 즐겨 읽지 않는다.
특히 무협소설같은 허무한 내용의 글을 즐겨 읽지 않는다.
왜 일까?
이미 그런 그릇을 벗어버렸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 사람이 반드시 성현 군자가 되는 것은 아니로되
더 낮은 곳을 향하여 글을 읽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대는 어떤 책을 읽는가?
무엇을 생각하는가?
생각의 범주가 자신을 벗어나 있다면,
군자의 바램으로 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군자는 모든 것을 자신의 마음 속에서 구하기 때문이다.
남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마음 자세를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을 이루는 것을 小成(소성)이라 한다.
이를 벗어 버리고 대성의 단계로 가기 위해선 오늘 무엇을 해야 하는가?
태산에 올라 보자. 더 높은 태산을 찾아 올라보라.
거기 한 구비 한 구비 인내와 눈물과 고통과 환희가 도사리고 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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