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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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세상 가득 넘치는
햇살을
듬뿍 받으면서도
마음 텅 비어 오는 날 있어요
그 자리에
그 사람 없는 줄 알면서도
자꾸만 바라보고 또 바라보는
간혹 그런 날도 있어요
마음 설레이며
계절을 기다려 놓고도
그 계절을 채워야 할 아무것도
남아 있는것이 없어
바람소리로 우는
그런 날도 있어요
지나간 기억은
더듬지 말아야지
떠나보낸 사람은
생각지 말아야지
하지만
지나간 일들은 하찮았던 기억조차
보석처럼 아름답게
빛을 발하며
하얗게 탈색된 마음을
비집고 들어와
더욱 영롱하게 빛을 냅니다
그럴때
정말 모르겠어요
내가 떠나보낸 사람인지
나를 떠나간 사람인지
내게 돌아올 사람인지
내가 돌아갈 사람인지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가을이 온통 한사람의 추억으로
물들어 있다는것이지요
같이 걷던 길을 걸어가도
하늘을 바라봐도
기다려 주던 전철역에 나가봐도...
가을깊어 갈 수록
단풍지고 낙엽지는 모든 날들이
한 사람의 기억으로
단풍처럼
노을처럼
붉게 충혈될 눈시울...
거둬 들여야 할 계절에
텅비어 허전한
마음입니다
불이(2002/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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