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클릭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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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침을 클릭하며, 한 여자가 출장 간다.
새벽 별 곁들여 한 알의 캡슐을 이온음료에 타 마시며, 팜탐·컴에서 주르르 쏟아지는 일정 미리 확인하고, 공항으로 차를 쏘는 여자. 초음속 비행기 띄워 온라인 게임에 빠진 채 창공을 가른다. 실리콘 유방에 일회용 브래지어 착용감이 좋다는 白色 여자. 카멜레온 섬유 원피스 걸치고 통통 튀는, 그렇지만 자기밖에 모르는 깍쟁이. 가방엔 일급 비밀 파일, 튜브형 화장품, 천리안 렌즈를 채워 넣고, 빨간 머리 휘날리며 오픈카를 타고 달린다. 점심은 퓨전버거에 무가당 콜라 한잔. 산소 룸에서 눈 붙인 플라스틱 같은 여자. 이동식 사무실의 지문인식 카드로 전자화폐 충전하고, 검지 마디 하나로 빛이 되어 날아다닌다.
그녀는 21세기 여자, 불꽃처럼 춤을 춘다.
2.
찬이슬 털어 내며 또 하루를 포맷한다.
온 세상 신경망들 리모콘에 담아놓고
속도로 승부를 건다, 인스턴트 세상이다.
액정화면에 넘실거리는 부표들을 갈무리할 때,
가슴 한쪽은 골다공증처럼 구멍이 숭숭숭…
숨가쁜 光速 세계가 사하라처럼 황량하다.
(열린시조 2002년 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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