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과의 첫만남(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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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짧고도 긴 밤.... ]
자리를 펴고 얼마동안 누워있으니 제인님이 밥 먹으러 가자고 깨우셨다.
그날 저녁 당번은 두칠님 호칠님 실크님 그리고 호호님이셨던것 같다. 난 올라오자 마자 퍽 하니 퍼지러 누워버렸으니 확실히 알지 못했다. 몇시간의 산행이 내 배를 텅텅 비게 했는지 배가 고파왔다. 그래서 취사장으로 가기전 짱구가 먹던 초콜렛을 2개들고 입에 넣으며 밥 먹으러 갔다.
와우~ 이게 웬 진수성찬? 맛난 김치찌개에 잘 익은 돼지고기 거림골 아주머니가 싸주신 나물들하며 제인님 친정에서 가져온 맛난 김치들... 숟가락과 젓가락을 든 나는 도대체 어떤 음식을 먹어야 되는지 감을 잡질 못했다.^^" 이걸 먼저 집어먹고 저걸 먼저 집어먹고...
식사를 끝내고 나니 ㅋ피와 과일이 후식으로 나온다. 호칠님 직장분이시라는 두분 중에서 한분이 감을 깍으셨는데 난 남자분이 과일을 그리 잘 깍는지는 첨 알았다.(이거야 원..나보다 더 잘 깍잖아?^^) 이뿌게 깍아주신 감도 맛나게 먹고...
모든 뒷처리는 남자분들에게 맡긴체 나미님과 나는 마지막으로 산장으로 돌아왔다. 취침시간이 9시라니 이야기할 시간이 별루 없었다. 제인님과 호칠님은 내일 천왕봉에 올라가자는 약속을 하고 계시고 호호님은 생각중이시랜다. 아무래도 올라 가실것 같은 분위기가...하지만 이러한 약속은 눈이 오지 않는다면이었다.^^
드디어 9시가 되어 불이 꺼지긴 하였지만 다들 잠이 오질 않는 분위기였다. 우리말고 다른곳에서 온 아이들의 부시럭 거리는 소리 도란도란 이야기 나누는 소리..
호호님이 감기약을 먹고 자라고 했는데 내약 두알과 한꺼번에 먹었더니 속의 울렁거림이 시작되었다. 얼굴은 열이 나서 미치겠고 잠은 오지않고 급기야는 토하고 싶다는 생각까지 하였다. 이래저래 생각이 미치고 아프다는 말을 하지 못하니 어린애같이 엄마가 생각나고 괜시리 눈물이 흘렀다.(ㅡㅡ;; 바보같이...) 그래도 엄마 생각에 눈물을 몰래 한번 쏟고 나니 속이 편해지면서 깜빡 잠이 들었다. 참잠을 1시간 반동안 잔것이었다.
계속 아침까지 잠이 들어었으면 좋았을 것을 한번 깬 뒤로는 잠이 오질 않았다. 약먹을때 물을 너무 많이 먹었던지 화장실도 가고 싶고...캄캄하니 혼자나가면 무서울 것 같아 누구같이 갈 사람없나 하고 둘러보니 다들 꼼짝들 움직이지 않으시고 주무신다.
도저히 참을 수 없을 것 같아 옷을 주섬주섬 챙겨입고 아저씨께 허락받고 나가니 이게 뭐야? 시베리아 벌판에 서 있는것 같쟎아? 정말로 거짓말 좀만 보태면 몸이 날아갈 정도로 바람이 불고 눈이 오고 있었다. 계단 난간을 붙잡고 겨우겨우 내려가니 아래쪽이 더 심했다. 다들 안에서 자고 있으니 인기척은 하나 없고 취사장과 화장실만 불이 켜져 있고 바람은 휭~휭~ 소리내며 불고 있고 아니 휘몰아 치고 있고...도저히 혼자서 화장실을 갈 수가 없었다. 얼굴을 무기로 삼고 있지만 무서움은 어쩔 수 없는 것이니깐...
모든걸 포기하고 다시 돌아와 내일아침이면 눈이 조금(?) 쌓이겠구나 생각을 하면 다시 자리에 누웠다.
가고픈 화장실을 가지못했으니 잠이 깊게 들리는 만무하고 자꾸 잠이 깨었다. 내 옆에 짱구가 자고 있었는데 짱구는 너무너무 잘잤다. 비록 내 얼굴에 짱구의 발이 밤새 내내 머물렀었지만 집에서도 익숙하게 그렇게 자본지라 전혀 어색하고 불편하지가 않았다.
나에게는 그날 밤이 화장실도 가지 못하고 잠도 오지 않은 지루하도록 길고도 긴 밤이었겠지만 어느 두분에게는(H,J) 아주 짧은 밤이었을 것이다.
다들 잠에 뒤척이고 있을때 두분은 눈 온다고 눈위에 뒹굴고 소리지르며 다녔으니까..
^.^
에휴...나도 두분 나가셨을 때 같이 눈 위에서 뒹굴기도 하고 볼일도 볼 것을..
쯪쯪...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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