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에 오즈로 가는 노란 태양이 뜨다.(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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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하고, 서산 너머로 해가 넘어가면서, 황금 빛 노을이 질 때면, 전 수수를 회복하고는 합니다. 2살4-99년-의 순수와 7살의 순수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지만, 7살의 순수가 남아있는 나에게 행복을 느낍니다.
도시로 나오기 전에 전 시골에 살았습니다.
2차선의 아스팔트의 도로 사이로 작은 상가가 있고, 아스팔트 도를 중심으로 작은 시멘트 길들이 안테나처럼 놓여 있으며 시멘트 길을 가로질러 흙 길이 거미줄처럼 있고... 마을 중심으로 작은 냇가와 작은 강이 흐르고... 마을을 둘러싼 논, 마을의 한편을 보호하듯이 놓여 있는 마을의 "함라산"...
작은 시골이니, 마을 전체가 한 집안 같았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70년대의 마을은 정을 대변했습니다. 정... 매우 친숙하고도 멋쩍은 단어입니다. "정"
내가 살던 고향인 '함라'에 함라산을 등지고 넓게 펼쳐진 논두렁으로 황금 빛 노을이 지기 시작하면 참 좋았습니다. 지금 생각하기에...
더 붉고 더 샛~노랗던 노을... 고향의 노을은 말입니다.
여름의 장마가 끝나고 비가 개인 날의 노을은 가끔씩 청색을 뜨는 날도 있었습니다. 아주 맑은 하늘에만 핀다는 청색 노을이 말입니다.
이 때에도 MONO TV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은 TV보다는 뛰어 노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는 했습니다. TV는 개밥의 도토리에 불과 했었습니다.
10명 안팎의 아이들은 같이 태어나고, 같이 놀고, 같은 유치원을 다녔습니다. 아이들의 입 방정을 통하여 집의 사사로운 일들은 마을의 소문이 되고는 했습니다. 마을버스가 들어 올 때나, 가끔 자동차가 들어오면 아이들은 정겹게 손을 흔들고는 했습니다. 또한 가끔 들려 오는 희미한 기차의 경적 소리는 아이들을 흥분시키고는 했습니다.
흥분에 겨워하는 친구들의 얼굴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여름에는 시냇물에서 멱을 감고는 했습니다. 가끔 몸에 거머리가 붙으면 그것을 띄어 낸다고, 난리 법석을 떨고는 했습니다. 여자 애들은 기절하기도 했죠! 거머리를 손으로 못 만지는 애들은 나뭇가지로 집어내거나, 아니면 돌로 집어내기도 했습니다.
산 속의 작은 냇가에 들어가 가재를 잡아 구워 먹기고 하고, 작은 물고기를 잡아 모닥불을 피워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수박 서리라? 그건 못했습니다. 동네에 수박 밭이 없었으니까!
가을에는 산으로 밤을 딴다고 하루종일 돌아다녔으며, 논두렁의 메뚜기는 즐거운 간식 거리가 되고는 했습니다. 참 고소했었는데...
아이들은 개구리도 곧잘 구워 먹고는 했는데, 난 기겁을 하고는 도망을 가고는 했습니다. 왜 그런지는.... 아직도... 그 생각만 하면 몸이 부르르르....
겨울에는 산의 길에서 비료 포대를 설매 삼아 눈-썰매를 타고는 했었고, 방향을 잘못 잡으면 경사진 길의 두렁에 곤두박질을 하고는 했습니다. 그렇게 놀면 아이들 몇은 사라지기도 했는데... 썰매 조종 미숙으로 공중 추락을 한 것입니다. 곤두박질을 심하게 치면 종종 기절하는 아이들 몇이 있었는데 눈 속에 기절해 있다가 '쓰---윽'하고 올라와 종종 다른 아이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한 참 놀다가는 감자밭에서 미쳐 깨 내지 못한 감자로 군불을 지펴서 군-감자를 구워 먹기도 했습니다.
봄에는...봄에는... 무엇을 했는지...기억이 나지 않네요? 무슨 일을 했을까요?
내가 살던 고향에서는...
온 마을이 훤히 보이는 언덕의 내 집에서 난 무엇을 하면서 놀았을까?
달이 훤히 보이는 우물이 있던 내 집에서 난 무엇을 하면서 놀았을까?
달과 경쟁을 하듯이 피어난 목련나무 아래서 난 무엇을 하면서 놀았을까?
이렇게 지는 노을을 보면 어릴 적의 추억이 이렇게 문득 문득 생각나고는 합니다. 서산을 넘어가는 노을을 보던 어린 나와 건물을 등진 사이로 보이는 노을 보는 지금의 나의 노을의 감정은 차이가 있겠지요. 어린 나이에 느끼던 노을은 멋있다거나 편안하다는 감정과는 달리, 어린아이의 순수한 감정만큼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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