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츄와 꼬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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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의 여름 말경의 일입니다.
서울에 잠시 볼일이 있어서 새벽기차로 올랐습니다. 3시 기차인데 그게 막차라고 하더군요. 아무튼 타고 올라갔습니다. 도착한 시각은 6시였죠. 볼일을 보고, 삼촌 집에 갔었습니다. 피곤 해서 잠시 잠을 그곳에서 자고 집으로 내려 갈 생각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촌부부와 사촌동생 둘. 다들 잠시 외출을 했습니다. 저 왔다고 좋아라 하면서 나가더군요. 곧 하루종일의 외출이 됐지만.-전화가 왔습니다. 좀 늦을지 모른다면서....- 3자라 꼬마 아이랑 나만 두고서 말입니다.
이 때부터 악몽은 시작됩니다.
밤 열차를 타고 왔기에 잠을 자려고 했습니다. 아이들 방에 침대가 있기에 누웠죠. 야 좋다 하고 있는데 말입니다.
하지만. 꼬마가 들어 왔죠. 졸린가 보다 했죠? 그래서 물었죠.
"졸려? 잘래?"라는 물음에 꼬마는 아니라는 고개 짓을 했습니다.
"그럼 왜?"라고 물었죠. 3살 먹은 꼬마는 손을 내밀었습니다. 손을 잡아 달라는 것이죠. 내 손을 잡아 거실로 끌고 나간 꼬마는...
어린이 만화를 녹화해 놓은 것을 본다는 것입니다. 비디오 테잎을 찾아서는 저에게 내미는 것입니다. 말은 못하니까 . 계속 내밀고 있는 것입니다.
"나 이거 보여 줘!"하는 눈빛으로 말입니다.
그래서 보게 해 주었죠. 잘 보고 있어서, 전 잠을 자려고 다시 방에 들어갔습니다. 잠시 뒤... 누가 흔들더군요. 꼬마였습니다.
"왜 그래?"하고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꼬마는 손을 내밀더군요. 한 손을 말입니다. 잡아 달라는 뜻이었습니다. 그래서 손을 잡아 주었더니 끌고 나가더군요, 전 화장실이 가고 싶나 보다 했습니다.
하지만 만만의 콩떡입니다. TV앞의 쇼파로 끌고 가더니... TV를 손으로 가리키는 겁니다. 피카츄가 상영되고 있었습니다.
꼬마에게 물었죠! "피카츄 함께 보자고?" 고개를 끄덕거리는 겁니다. 말은 못해도 들을 줄은 아니까요. 그래서 함께 봤죠! 재밌데요. 하지만 피곤했습니다. 잠시 졸았습니다, 그리고 잠들었습니다.
하지만, 또 누가 흔드는 것입니다. 꼬마가 절 빤히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피카츄 보자고?" 라고 물었죠? 꼬마는 고개를 끄덕 거리는 겁니다.
"함께 안 보면 울거야" 하는 눈빛을 가지고서 말입니다.
뭐, 어절 수 있나요? 함께 봤죠.
그 뒤로, 꼬마는 물 먹고 싶으면 정수기 앞으로 끌고 가고. 과자 먹고 싶으면 냉장고 앞으로 끌고 가고... 손을 잡아 끌고 가는데는 별 수 없었습니다.
계속 반복되는, 같은 이야기를 계속해서 볼 수는 없고 해서 꾀를 냈습니다.
"너 초쿄 우유 먹을래?"
꼬마는 고개를 끄덕 끄덕. 슈퍼마켓로 데리고 가서 우유를 사 주었습니다. 그리고는 놀이터로 데리고 가서는 "그네 탈래?"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싫다는 고개 짓을....
"미끄럼 탈래?"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싫다는 고개 짓을....
"친구들이랑 놀래?"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싫다는 고개 짓을....
"그럼 어디 가고 싶어?"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가 가리킨 곳은 아파트의 문이었습니다.
"집에 가자구?" 꼬마는 고개를 끄덕 끄덕...
한 숨을 푹 쉬고는 집에 갔습니다.
마지막 시도로....
"졸리지? 잘래?"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싫다는 고개 짓을....
"그럼 나랑 놀까?" 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좋다는 고개 짓을....
"그럼 뭐 하고 싶어?"하고 물었습니다. 꼬마는 TV를 손으로 가리켰습니다.
하루종일 피카츄만 보았습니다. 같은 장면은 수없이 보고 또 보았습니다. 3살 먹은 꼬마랑 쇼파에 앉아서 하루종일 피카츄를 본다고 생각헤 보십시오. -.-;
그 날 밤 꿈에서도 보았습니다. 파카츄가 절 공격하기까지 했습니다. 이젠 피카츄가 아주 무섭습니다. 인형 피카츄만 보아도 무섭습니다. 그 놈 내 옆에서 본 것도 아닙니다. 쇼파에 앉아 있는 내게 다시 앉아서 보았습니다. 내가 보나 안 보나 확인까지 하면서 본 꼬마입니다.
피카츄의 까만 눈을 보면,
눈빛으로...
"피카츄 함께 안 보면 나 울고불고 할거야...." 하는 꼬마의 그 모습까지 함께 생각납니다.
마음 약한 내가 죄인입니다. 서울에 올라간 김에 잠을 자려 잠시 들렸는데. 아이 보아주는 사람되고.
하루 종일 피카츄만이....
요즘도 꿈에 가끔 피카츄가 나옵니다. 그러면서 피카츄가 성내면서 나에게 무엇인가 쏘는 것이 놀라 깨기도 합니다. 정말입니다.
길거리에서 피카츄 인형 안 보는 방법좀 있으면 알려 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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