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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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그들을 위하여 가명을 일부 사용했다.
(*^_^*) 초등학교 졸업식이 있기 전...
오늘은 왜 이렇게 하늘이 맑은지 모르겠다.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이 참 좋다는 느낌 대신에 압박감마저 준다는 기분이 든다. 어릴 적 수술실에 들어갈 때 느끼었던 그런 압박감을 준다.
요즘은 모든 교과과정이 끝마치고 문제집만 풀고 있다. 아무래도 중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좀 피곤해 질 것 같다. 어려운 영어가 있어서... 영어가 그렇게 어려울까? 선생님이 거짓말을 하지는 않으실 것인데! 하지만, 중학교에 들어간다는 사실에는 무척 흥분이 된다. 처음 수학여행을 가던 그 흥분처럼...
오늘은, 유난히 교실이 조용하다. 선생님이 신기해 할 정도로 조용하다. 너무 조용한 나머지 공책에 연필 굴러가는 소리가 무슨 합창단 소리 같다. 사각-사각하는 소리가 좋다!
조용한 이유가, 아마도 오늘 중학교에 배정 받는 통지서를 받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어느 중학교에 배정 받을 지 다들 생각하리라 그럴 것이다. 또한 중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다는 흥분 때문에 그럴 것이다.
철이는 이런 와중에도 장난을 치고 있다. 교실을 레이더가 인근 지역을 훑듯이 훑고 있다. 그것도 선생님을 따라서 훑고 있는 것이다. 선생님은 알면서도 모르는 척 하시는 것일까?
얼마 전에도 내가 과자를 먹다가 걸렸을 때도 혼내기는커녕 선생님은 나에게 짓궂은 장난을 치셨다. 입안에 마지막으로 떨어 넣은 과자가 잔뜩 들어 있는 나에게 질문 공세를 펼치셨고, 미선이가 고자질을 하자 나에게 과자를 책상 위에 꺼내 놓고 먹으라고 말씀을 하셨으니까!
이번에도 선생님은 모르는 척 하시는 것만 같다. 그러던 중에 철이가 내 허리를 꾹-꾹 찔렸다.
「왜 그래?」
「뒤에서 누가 불러...」(철)
「"야! 쇠머리! 교실이나 계속 감시해라! 쌕쌕이 폭격 없다는 거 안다」
「그게 아니고, 선형이가 부른단 말야!」(철)
「깡통! 보충 수업이 사라질 리 있냐? 우리 학교 전통인데...
6학년들 졸업하고 3일간 보충 수업하는 그 전통이 사라진다면, 나에게 수업 시간에 누가 날 부르는 것이다. 응! 깡통!」
「"정말 이라니까!" 한 번만 더 깡통이라고 불러봐!」(철)
「알았다! 깡~통!」
「C- 깡통이라고 부르지 말라니까?」(철)
「깡통? '깡통'이라고 한번만 더 부르라며?」
「내가 언제?」(철)
「방금!」
「방금?」(철)
「응!」
「야! 넌! 부정의 의미도 모르냐?」(철)
「니가 발음을 잘못 발음했잖아!
어떻게 '밤'하고 '밤'이 다르냐?
같은 '밤'이지. 다르다면, '밤'하고 '밤-'이 다른 거지?
부정이면 '불러'에서...」
「아무튼 불러. 뒤에서...」(철)
난 믿어지지 않았지만 믿기로 하고 선형이가 앉아 있는 곳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정말로 날 부르고 있었다. 왜 부르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선형이를 바라보자 선형은 나에게 입술 말로 말했다.
하지만 옆에 앉은 '아이'가 말리는 것 같았다.
「'아이'가 그라는데, 널 좋아 한데」(선형)
그 말에 난 충격을 받고 말았다. 아이들의 놀림감이 되고 했었던 나를 '아이'가 좋아한다고, 더 중요한 것은 나도 '아이'를 좋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그 날부터 난 '아이'를 피하게 되었다. 이상하게도 같이 마주 볼 용기가 나지를 않았다. '아이'를 괴롭힌 적도 못살게 굴은 적도 없고 더욱더 '아이'이게 죄지은 일도 없는데 '아이'를 피하게 되었다. 우스운 것은 철이도 한 계집애를 좋아하는데 꼭 개가 고양이를 만난 격이다. 미선을 좋아하는데 고무줄 놀이를 하고 있으면 고무줄을 끊어 버리고, 머리채도 종종 잡아 댕겼는데, 한번은 그러다가 계집애들에게 집단 구타를 당한 뒤에는 머리채는 잡아당기지는 않는 대신에 시비를 거는 것으로 바뀌었다. 괴롭히는 이유를 도무지 모르겠다.
내가 서울에서 병원에서 입원하고 있을 때, 친하게 지낸 간호원 누나가 있었다. 그 간호원 누나가 그랬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으면 잘 해주어야 한다고 했다. 그래야 서로에게 좋은 감정이 생긴다고...
그러면서, 나에게 종종 심부름을 시키고는 했는데..., 편지라든지 음식물을 한 의사형에게 가져다 주게 하고는 했다. 물론 난 그 덕분에 우유를 종종 마시고는 했다. 우유를 마시는 재미도 재미있지만 우유 자판기에 우유를 뽑는 것이 재미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간호원 누나는 나에게 장난감도 사주고 책을 빌려주기도 했다. 그리고 한글을 잘 모르는 나에게 한글도 알려주었다.
뭐! 한글을 모르는 것은 내 잘못은 아니다. 한글을 다 배우기 전에 병원에 입원하게 되었으니까...
나에게 참 잘 해주어서 그런지 안경을 쓴 사람을 보면 막연하게 좋아지고는 한다. 아무래도 내가 최면에 걸린 것 같다! 그 간호원 누나 때문에...
근데 '아이'는 안경을 쓰지 않았다. 근데 내가 왜 좋아하게 된 거지? 아무런 이유도 없이??? 간호원 누가 말대로 '아이'는 나에게 잘해 준 것도, 내가 '아이'에게 잘해 준 것도 없는데...
왜 좋아하게 되었을까? 이런 이유를 선생님에게 물으면 알려 줄까? 뭐든지 아시니까?
졸업식 날. '아이'는 날 스치면서 이렇게 말했다.
"착하고 바보 같은... 널 좋아해!"
졸업... 학교 전통대로 수업 일수가 모자라서 전 6학년이 3일 동안 보충 수업이라는 것을 받았다. 수업 대신에 노는 것으로 수업을 대신 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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