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 너머 세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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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트린 이야기에 나오는 이야기처럼... 아니 그 까트린이라는 아이처럼 나도 안경을 사용한다.
안경을 쓰면 정말로 불편한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안경을 찾는다고 온 집안을 뒤집어 놓는가 하면, 심한 경우에는 안경을 미처 발견하지 못하고 책으로 덮어 버려 안경을 부숴 버리는 경우도 있다. 물론 내 어머니의 경우다.
난 이제 꾀가 생겨서 안경은 항상 키보드 트레이 위에 두거나 컴퓨터의 본체 위에 두기에 안경을 찾아서 집안을 헤매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안경을 쓰는 사람이라면 모두 겪어야만 하는 일. 안경에 서리가 끼어서 세상을 볼 수 없는 일에는 나도 도무지 방법이 없다.
뭐. 서리방지약물도 있지만 그것을 구하는 것도 쉽지가 않은 문제이다. 안경점에서 말만 하면 구할 수 있다지만. 내 성격이 워낙 남에게 부탁하기를 싫어하는 성경이라서 말이다. 그냥 서리가 사라질 때 까지 안경을 잡고서는 서리가 서서이 가시는 풍경을 볼 수밖에는 없다.
이제 겨울이 오면 그런 일들이 매일같이 일어 날 것이지만...
서리가 없어지는 풍경도 지켜보면 참 재미있다. 렌즈의 가장 자리에서 서서히, 아주 서서히 사라진다. 렌즈의 가운데를 향해서 말이다. 가운데에 가서는 가속도가 붙었는지 갑자기 사라진다. 마치... 손 안에 떨어진 눈송이가 순식간에 사라지는 것처럼. 한 순간을 장식한다고 할까...
아!
안경을 쓰면 몇 가지 좋은 점도 있다.
우선, 보기 싫은 사람은 보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사람으로써 할 짓은 아니지만. 그 사람을 무시할 수 있다. 안경을 벗어서, 못 보았다든지. 누군지 몰랐다는 든지... 거짓말이 훤히 보이는 핑계로. 이건 좋은 점이다.
왜, 그러느냐 하면, 이런 사람이다. 날 귀찮게 하는 사람. 도무지 전혀 쓸모가 없는 질문을 하는 사람. 나만 보면 커피를 사 달라고 하는데. 나에게는 한반도 사준 적이 없다.(<이 사람은 남자다. 여자라면 재잘거림에 사주기나 하지...) 또. 참견만 하는 사람. 도움도 되지를 않는다.
또한. 보기 싫은 광경도 보지 않을 수 있다. 엄마가 아이를 감정에 못이기고 때리는 광경을... 사람이 술 먹고 주정부리는 광경을... 이 밖의 여러가지 광경을...
그리고, 안경을 벗으면 잘 알겠지만 흐릿하게 보인다. 세상의 모든 것들이...
흐릿한 광경에서도 세상은 참 아름답다. 마치 수채화를 보는 것과 같다고 할까...
난, 이런 안경을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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