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2) 나야 !
|
| |
|
|
| |
| |
| |
사람 어투 화법에는 나름대로의 습관이 있다
나의 경우 전화를 걸때.
접니다,
저예요,
저 철식 입니다,
용철식 입니다,
메모를 남기겠노라는 회사 경우에는
내세울만한 직장이 아니니 그냥 나의 이름을 댄다.
허나 나와 밀접한 경우는 나~야 한다
조금은 어리광 부리듯 하는것은 편모슬하에서
응석받이로 자라서인지 모른다
나, 나야 **
그러는것이 제일 편한데 그럴만한 대상이 흔하다 할순 없다
필동 2가 28번지는 동란이 끝난후 어머님의 패물로 장만했다 한다
어머님은 신갈 천석꾼의 딸이라는것을 평생 자부하면서 사셨다
어머님 친정에는 외삼춘이 한분 계셨다
그러나 어머님과는 나이차도 나시고 게다 배가 다르셨다
외 할머니께서 어쩐 연유인지는 잘모르나
경기도 광주군 서부면 안둥궐 이라는 곳에서 외 할아버님께
후처로 시집을 가셔서 어머님 한분만을 출산 하시곤
이내 태기가 없으셔서 남매뿐이셨나 본데
여늬 집이나 마찬가지로 관계가 그리원만치는 않으신것 같았다
워낙 내가 어릴적일이니 자세한 내막이라기보다는
주로 어머님의 일방적 기억에 의존할뿐이다.
외 할머니 말년에는 어머님과 필동 집에서 살았는데
내 나이 4살 무렵 돌아가셨다
대한극장 옆 골목이었는데 칭얼거리는 나를 안고
지금은 대한항공을 은퇴하신 할머님 친정 조카 안 상전 아저씨가
나를 안고 골목을 돌아나가는 모습이 지금도 남아있다
내가 태어나서 처음 본 주검이라서 인지 병풍 쳐진 방 하며,
한겨울 같았는데
신갈 마을 어귀에서 외삼춘이 장남감 자동차를 손에
쥐어주시던 기억도 새롭다
나를 안아주시려는데 할아버지가 같고 낯이 설어 울면서
어머님 치마폭에 매달리고 했던 일들이 내가 기억할수 있는
제일 오래된 기억이라 할수 있다.
할머님의 장례는 화장으로 했단다
어머님 말씀으로는 우리 어머니라서 내 맘대로 했다 한다 ^^
외삼촌 과의 관계가 계모 여서일까,
후대에 어머님 친정 조카들dl 못 미더워서 일까 ^^
차라리 당신 눈으로 화장하는 것이 옳다고 느끼셨나 보다
홍제동 만 지나실때면 입 버릇처럼 내게 하신말씀이
"이담 내가 죽거던 화장해라"
"내 어머님을 화장했는데 내가 어찌 땅에 들어가니 "
지금 나의 고집이 어머님 대 를 물렀나 보다.
그러면서도 너희 외삼촌은 착하셨단다 를 덧붙이는 것도
잊지않으시고 -----.
어머님 과 는 근 30여세 차이가 나는 외삼촌이시리라.
몇해전 신갈에가서 나에게는 외사촌인 학수 형을 뵈었다
내가 6살때 인가 군대서 휴가 나와 보았는데 같이 늙는다며
반가워 하셨다
(할머님 장례당시 외삼촌이 서운하시다며 납골만이라도
선산에 묻으셨단다)
학수 형에게 여쭤보니 재개발로 인하여
모두 없앤단다 어쩜 어머님이 옳았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어머님 께서는 당신이 마지막으로 친정을 다녀온 1968년
다녀오셨으리라 믿고 싶다
내가 장성하여 할머님 산소에 술이라도 올릴랐더니
너무 늦게 찿아갔나보다.
필동집은 28평 짜리 일본식 집이다.
속 눈섭 같은 마당에는 살구나무가 있었고.
담장에는 유자,나팔꽃,이 있고 채송화.해바라기,맨드라미 까지
있었다 하긴 내가 어려서는 왠만한 집에는 꽃이 꽤 있었다
그 좁은 공간에서도 전업 주부일수 밖에 없는 어머님들의
정서가 오히려 요즘에 비해 돋보이는 기억이다.
내 오른 팔 뒷굼치에는 화상 흉터가 있다
옛날 집구조가 그렇듯 방에서 부엌으로 통하는 쪽문이 있는데
한해 겨울 아침거리 준비중 "엄마" 하며 문을 열고 고개를 내밀다
굴러 떨어져 국 솥에 팔을 담궜단다
국솥에 팔하나가 들어갔는데 다행히 발꿈치에 담배갑 만한
휴터만이 있을 뿐이다.
근데 믿거나 말거나 한 얘기지만
용 하다는 어느 철학하는 분이 나의 팔에 흉터 있는것을
얘기했다 정말 운명은 있나 ^^.
나라는 사람은 이렇듯 어리석은 면이 많다
유독 필동짐에 대한 애착이 있음은 후로 시작되는
오랜세월, 셋방살이 와중에서도 우리집이 있었다는 것만으로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갖었기 때문이다
일년이면 외롭고 힘들때 몇번이고 그 담장을 돌아나오길
수십번 비로소 내가 집을 장만함으로 인해 그 버릇은 없어졌다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