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5) 여름방학 그리고 첫 외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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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 곁을 떠나 본적이 없는 나에게
국민학교 첫 여름방학은 내게 있어 오래 도록 기억에 남아 있는
소중한 시절 중 하나다
방학이 시작되니
어머님 께서는 상은 아줌마를 불러 나를 당신의 외갓집인
천호동으로 보내셨다
지금의 천호동이야 강동의 중심지로 혼잡하기 이를데 없으나
내가 처음 갈적만 해도 여늬 시골의 면소재지 보다는 크다 할 정도
였다
을지로 6가 시외버스 터미널에서 출발하는 경안,이천, 여주 노선 과
청량리, 구리, 양평을 지나 인제 원통 속초 까지 가는 노선(路線)
장호원,음성,무극,충주,수안보,문경,예천,김천 을 가는 노선의
글은 등 하교길에 익히 봐 왔던터
그 모두가 광나루 다리를 건너 천호동을 경유 하던터니
교통의 요지라고 도 할수있었다
상은 아줌마는 자신의 큰집이니 가는 길이 훤하고
나는 어머님 하고 헤어진다는 두려움 보다는 다른곳에서 잘수 있다는 것이 무작정 좋아 인사도 하는둥 마는둥 까치 걸음 으로 앞섰다
을지로 6가 계림극장 앞에서
서울역 과 천호동을 오가는 65번 버스를 탔다
훨씬 나중 뚝섬,서울역으로 노선이 축소 되었지만
앞에는 안내양 언니 그리고 뒤에는 조수 형의 쉰듯한
"라~~~이, 라 ~~~~이"
"쉬~~~어~~~~,쉬 ~~~~~ 어" 하는 알아들을수는 소리에도
신기하게도 버스는 가고 섰다
장아가 끝난 뙤약볕을 가로수 매미 소리를 들으며 달려나가는
차창 밖의 풍경은 그저 새로움과 궁금함의 연속이었다
기껏해야 신당동 중앙 시장이 원거리였는데
왕십리,화양리, 광나루 를 지나 광나루 다리를 건널때
세상에 무슨 다리가 이렇게도 길고 큰지 노상 청계천 만을 보아왔던
눈에 비쳐지는 한강은 바다와도 같았다
한시간은 족히 달려 하차 하고보니
그간 내가 살아오던 정경과는 전연 다른 모습의 거리였다
밀짚 모자를 쓰시고 지금이야 그렇지는 않으나
잠벵이 에 무릎 까지 걷어올린 모습하며 검정 고무신 을
신으신 농민의 모습들을 처음 보니 신기할 밖에
게다 장날이어설까
살아있는 닭 하며. 노점에 깔리워진 물건들이 서울서 보았던
그것 과는 전연 다른 모습이었다
유난히 눈에 띄였던 것은 종묘 라는 간판이 붙어있는 가게 였는데
종묘 라는 뜻을 알게 된것은 훨씬 후에 일이었다
하긴 거의 국민학교 졸업할때 까지는 종묘(宗廟)와 헷갈렸다
비좁은 시장통을 이리저리 돌아나가니
한여름 뙤약볕의 논들이 펼쳐졌다
거의 허리까지 차오름직한 논둑길을 걸어가는데
(나중 알고 보니 아줌마는 질러 가느랴고 농로를 벗어나 논둑길을
가셨다)
논빼미 에서 물이 흐르는데 방게 며 송사리 ,소금벌레, 개구리 등
생생한 자연 학습의 현장이었다
일부러 고무신 을 물에 빠드리며 신기해 들여다 보는데
아줌마는 재촉이다
들 가운데 홀로 높이 솟아있는 굴뚝을 보며
물으니 벽돌 공장 이란다.
다음에는 무지 무지 하게 긴 슬라브 집을 보고
물으니 양계장이라 하고
얕으막한 구릉을 두개나 넘는데 성황당 앞을 지나 갈때는
죄지은것도 없으면서 오금이 저렸었다
말로만 듣던 무덤도 그때 처음 보았다논길을 갈때보다는 산길이 질하고 재미가 없었다
얼마나 더가야 하냐니까 저어기,저어기 하시는데
예나 지금이나 초행길에는 멀기만 하는 것은 변함이 없으니 ^^
고개를 휘감고 들어 앉은 마을이 안둥굴 이었다 50~60 m 나
됨직한 야산에 등어 앉아 5~60 여호 되는 어린 내게는
꽤나 큰 마을 이었다 (지나 오면서 볼때)
마을 중앙에 위치한 그동네에서 유일한 기와집이
내가 가는 목적지의 종착지였다
아직은 낯이 익지 않은 할머님(엄밀히 하면 어머님 큰 외숙모)
에게 어설픈 큰절 올리고
이어서 아저씨에게도
그 무렵 갖 결혼한 새 아줌마의 한복을 입은 모습이
여지껏 신선한 모습으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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