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13) 초등학교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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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초등학교 입학 하던때는
서울이 서울 같았다
?
왜냐고 할지는 몰라도 지금처럼 거대화 되고
이웃간의 정도 메마른 삭막한 그런 도시는 아니었다
문화의 혜택 운운 하면 모르겠지만
당시에도 문화는 분명 있었으리라
입학식 하던 해는 4.19 다음해였다
그래서 일까 당시 문교부 장관은 어떤 분이셨는지 모르겠으나
교복을 입고 입학식을 했다
유일한 예전의 손톱만한 증명사진이 있는데
어떤 용도에서 찍었는지는 알수 없다
하지만 환희 웃고 있는 토실한 어쩌면 젖살일지도 모를^^
천진스런 모습을 보노라면 식솔을 거느리는것 보다
행복한 모습이다^^
입학식 날은 상은이 아줌마가 와서 함께갔다
상은 아줌마는 자신이 16살 우리집에서 나를 키웠다 한다
어머니 와는 외사촌 간이였는데 조실부모하시고(피난길)
얼마동안은 저를 키우셨다 한다
어느날이던가는 내 주전부리였던 쵸콜렛을 한입 먹었다가
언니 한테 무지 혼났다며 세월 흘러도 얘길하신다 ^^
독일에서 오래 사셨고
최근 귀국하셨다
아줌마도 극성이신 편이다
입학식 날 처은 교실에 들어가고
시험지가 돌려 졌는데 간신히 한글만 깨치고 간 나는
당황했었나보다
아버지 이름을 적으라는데 나로서는 난감할 뿐이였다
당연한 일일테고
역시 집에서는 그런것도 나오려나 했는지
그때 까지는 아버지 이름을 몰랐던것이었다
얼떨결에 김영식이라고 적었다 한다
다음에는 색연필 사용이었나보다^^
작대기에 덧붙여야 했나본데
나는 작대기 사이 빈칸을 채웠나보다
돌아오는길에 창피하다며 쥐어 박는 아줌마의 꿀밤질에
내낸 울면서 집에 왔다
의기 양양해하시며 혼나라고 어머님에게 고자질 ^^
근데 첫 날이여설까, 혼은 나질 않았으며
외삼촌 이름이 김영식이다 하셨다
우찌 꿍꿍스럽게 하고 많은 이름가운데 김영식을 썼냐며
두고 두고 놀리셨다
인사를 잘해야 한다며
늦잠 꾸러기인 내가 허둥대며 건성으로 "학교 다녀 오겠습니다"
하면 기어이 몇번이고 다시 불러 90도 인사를 고집하셨다
한번은 잠결에 오줌을 쌓는데
이웃집에서 키 를 빌려다 소금을 얻어 오게 하셨다
그러고 보니 잠결에 오줌을 지린일이 꽤나 많았다
그해에는 4.19 가 공휴일로 지정되었고
동그란 햇불의 뱃지도 있었다
학교 정문앞에는 중앙의료원 담이었고 우측에는 서울 음대,
음대 담장을 끼고 곧 바로 가면 미군부대 가 있었다
근데 어려서 거기는 기피 지역이었다
왜냐면 영안실이 있었고 (그냥 영안실 보다는 시체실 이라 했다)
서울에도 문둥병 환자가 많았는데
옆에 숨어있다 입을 막고 남산으로 데리고 가서
간을 빼 먹는다고 하니 어디 갈맘이 생겼겠는가.
단칸방 집이었으나 그런대로 행복하였다
어머님이 내게 해주신 정성은 오늘날 나도 자식을 키우지만
못따라갈것이다
아침 이면 깨워 내가 할일은 오간수 다리건너 단골 정육점에
가는 것이다
돼지 고기든 소고기든 거의 매일 반의반근을 사오는것이다
그러면 볶고,긇이고 하시면서 아침을 지어주셨다
겨우 150 g 이라해도 어린 아이가 먹는데는 충분했다
철없는 나는 내게만 주셨다는 것을 몰랐다
나의 자식을 키우면서 실망하고 분노하는 가운데
너도 네자식을 키워봐라 하시던 의미를 이제 알것 같다
내가 당신은 안드시고 제게만 먹이신것을 안것은 30이 넘어서니
얼마나 아둔한가 (어머님 죄송 합니다)
여름 방학에는
상은 아줌마 손에 이끌려당신 외가로 나를 보내 주셨다
난생 처음으로 어머님 과 떨어져 잤다
가는길에 소고기 두근,돼지고기 세근을 사주셨고
말썽부리지 말고 할머님 말씀 잘들어야 한다고 하셨다
나는 정말 신이 났다
난생처음 시골 이라는데를 가고
외갓집이 있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어머님의 작은 외숙모셨고 상은 아줌마에게는 큰 어머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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