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 탈영해 버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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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 생활 힘든다고 못하겠다고 사정 봐 주었다면 어디 제대까지 근무 할 녀석 대한민국 에 한 놈도 없을 것이다. 다 탈영했을 것이다. 그런데 탈영병은 그리 많지 않았다. 사회와 격리되고 인권이 유린되고 추위와 배고픔과 모자라는 잠에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세월을 살았다. 나만이 아니고 그 시절 전선의 초병은 예외 없이 고생하며 살았다. 지금은 탈영병의 기사가 별로 볼 수가 없다. 무장 탈영병도 잘 없다. 그러나 그 시절에는 이런 탈영 병 저런 탈영병 무장 탈영병으로 골치 아픈 시절이었다. 그럼 왜 그렇게도 어려운 군대 생활 탈영하지 않았을까? 탈영병은 거의 붙들린다. 머리 깎고 사회 나오면 교도소 죄수이거나 탈영병으로 보이니 숨어 살 수가 없었다. 붙잡히면 군 법대로 남한산성 군 형무소에서 옥살이 마치고 남은 복무기간 다 채워야 제대할 수 있고 전 역 후 호적에 탈영병이란 낙인이 평생을 붙어 다닌다니 어찌 죽기로 각오한 사람이 아니고 는 저질러 수 없는 일이었다. 그러니 그저 참을 도리밖에 없었다. 순간의 실수가 평생을 좌 우한다는데 참아야지 그러나 그걸 못 참고 탈영하는 사람도 있긴 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 이다. 탈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일 것이나, 대개 군대 생활 어려워서 탈영하는 경우는 드물다. 혼자만 하는 어려움이 아니고 동료가 있고 그런 대로 사는 낙이 있기 마련이니 그렇다. 가 정적인 이유로 사회적인 이유로 탈영을 했다. 애인이 변심을 했다거나 사회에 대한 불만이 라든가 원한 맺힌 사람이 있다거나 그런 경우가 많았다.
우리 중대 내가 중고참 시절에 어느 졸병 한 명이 탈영을 한 적이 있었다. 그의 탈영은 해프닝이었다. 그는 무장을 하고 나서긴 했으나 무룡산 검문소를 넘어야 울산시로 나가는데 그도 못 넘어가고 붙들렸다. 그 졸병의 체포작전은 우리 중대원이 나섰다. 우리 중대원을 우 리가 체포되었으니 해프닝이었다. 마치 보고가 사령부정도까지 올라가 그냥 사령부 영창에 서 몇 주일 콩밥 먹고 나왔다. 울산 땅을 밟았다면 육군본부에 보고되었을 것이고 메스콤타 면 끝장이 났을 일이다. 그도 무장탈영병이라고 낙인찍힐 일이기에 그렇다.
탈영해 버려! 말어! 나도 망설인 적이 있었다. 그러나 용기가 부족하여 참았다. 용기가 항 상 좋은 것만은 아닌가보다.
"인내는 쓰다 그러나 그 열매는 달다"
이런 글귀를 내 책상머리에 붙어두었던 고교 시절의 다짐이 참게 만들었다고 믿고 싶다.
"그래 그 열매가 달던가? 이 놈 두칠아!" "허허......"
쓴웃음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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