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광목팬티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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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군대라지만, 해안에서 근무하는 곳이라지만 무더운 여름 한철 하계수련이라고 있 었다. 그것도 해안에서 초병으로 근무하는 분초병력은 없고 예비대 훈련부대만 이런 수련이 있었다. 지금은 아마 아파트 단지가 되었지 싶다. 울산 현대 자동차공장을 지나 방어진으로 가다보면 고려 페인트라는 회사가 보일 것이다. 그 지명이 대구머리라고 했다. 그곳에 옛날 에 이 지방에서 물건이 제일 큰 대물이 살고 있었다는 전설이 있는 곳이다. 그 대물 이야기 를 들었는데 잊어버려 할 수가 없구나. 아쉽구나.
대구머리에서 화암(꽃 바위)마을로 산기슭 해안을 따라가면 아담한 자갈밭 해수욕장이 나 왔다. 민간인들은 군인들이 상주하는 곳이라 근처에도 아니 오던 곳이었다. 그 여름 우리 부 대는 어느 일요일 중대장 모시고 하계수련을 갔다. 해수욕장에 하차하니 물 만난 망둥어 모 양으로 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웃옷은 벗고 아무리 군인들끼리지만 수영장에서 팬티까지 벗 을 순 없으니 군대 팬티를 입고 바닷물 속에 뛰어들었다. 부대 팬티와 러닝에 대하여 설명을 아니 할 수가 없구나! 속옷, 즉 군대 내의라면 흔히 시중에서 파는 면내의를 떠올릴 것이다. 당연히 색은 국방색이지만 그 시절 우리들은 면 메 리야스를 입을 수가 없었다. 우리가 지급 받아 내의는 광목 천으로 만든 옷이었다. 메리야스 가 아니라 광목야스라고 부를까? 그놈을 난 3년을 입었다. 처음에는 사타구니도 거칠어 허 벅지 살이 트기도 했고 등 살결에 스믈스믈 불편도 하였으나 면역이 되어 견디며 살았다. 그러나 휴가동안 집에서 입었던 메리야스의 부드러움은 정말 감촉이 좋았다. 마치 실크 피 부같이 매끄러웠다. 그러다 귀대 후 다시 부대 내의를 입는 동안 거친 감촉으로 견디어야 했었던 기억이 난다. 그 부대 광목 팬티를 입고 해수욕을 했다. 수영복을 입고 수영을 해야하나 어찌 수영복 꿈이나 꿀 수가 있을까? 부대 광목팬티를 입고 물 속에서 나오면 물먹은 광목에 물이 빠지 면서 흘러내리는 것이다. 팬티 끈도 헝겊 끈이었다. 탄력 없는 끈으로 묶은 것이 흘러내는 모양을 보다 다시 물 속에 몸을 담그곤 했다. 터진 팬티 구멍으로 중요부위가 나와도 어쩔 수가 없었다. 그 구멍을 막는 장치가 없고 방법도 없었다. 유일한 방법은 벗고 들어가서 물 속에서 아니 나오는 법이지만 들키면 중대장에게 불러가서 맞을 일이니 불편하여도 어정쩡 히 지나가는 도리밖에 없었다. 흰 메리야스 팬티 시대도 지나고 내의 패션까지 도래한 시대이다. 색색의 무늬뿐만 아니 라 최신 디자인으로 멋을 내고 건강팬티라고 삼베천을 앞부분에 댄 정력증강 팬티도 나오고 통풍을 위한 기능성 팬티도 나왔다. 그런 지금 시절에 이런 일들을 돌이켜보니 불쌍한 군대 에서 면 메리야스 내의도 못 입던 그 시절....... 그리워하며 이런 글들 계속 써야하나 잊고 살아야 하나?
그나저나 그 시절 그 광목 팬티가 정력 팬티의 효시일 것이다. 까끌까끌하여 단련시켜야 제 기능이 나온다고 일부러 사 입는 남자도 있다고 하는 세상인데, 나야 이미 그런 훈련 군 대 3년 동안 다 숙달시켜서 제대하였으니 필요 없는 일이 되었다. 그럼, 그 시절 군대 생활 하길 잘 했단 말이지! 그럼, 그럼, 포경 수술도 해 주고 정력 팬티까지 입혀 주었던 군대, 당연히 오래 오래 기억하여 총총 더 써 보리다.
군대, 부대팬티 만세! 대한의 남성을 위해서.... 아니 이 나라 여성을 위해서 광목팬티 만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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