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 방어진 사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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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사창가로 지었으니 이제 두말도 못하고 그 때 있었던 일들을 고백하지 않을 수가 없다. 나는 지금 이 졸병수첩이란 잡문을 쓰기 전에 졸병수첩의 제목과 순서부터 50여 편을 적어두고 시작하고 있다. 그 제목에 방어진 사창가라고 메모에서 나오니 바꿀 수도 없다. 적 어도 이 제목들을 정리하면서 그 시절의 있었던 모든 사실들을 솔직히 또 숨김없이 특히 그 시절에 보안사항이라고 숨겼던 사실들 또는 군이란 곳이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감수성 예민 한 나이에 입영하여 무얼 배우고 나왔는지 이제 기생세대가 된 우리가 그 시절을 되 비추어 보고 군대란 과연 무엇이며 무얼 얻고 무얼 잃었는지 반성하고자 하니 나는 한 점 숨김없이 내 신상에 일어난 모든 일을 사실대로 기술할 것이라고 다짐을 하고 쓰기 시작했다. 카톨릭 신자인 나는 성당 고해소에서 고백성사를 본다. 살인을 한 살인자도 고해소에서 잘못을 이야기하고 용서를 받는 곳이다. 법적으로 용서를 받지는 못하나 양심으로 용서를 받았고 받을 것이다. 그런 사실들에 비추어볼 때 여기 내가 과연 기술 할 수 없는 사실이라 고는 하나도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우리 중대는 예비대 생활을 마치고 울산 방어진항 울기 등대 옆 제일 높은 언덕 위에 자 리한 중대 본부로 이동을 했다. 그 곳 이야기는 다시 등장할 것이니 오늘은 단지 방어진항 구에서 군바리 단체로 똘똘이 목욕한 이야기를 해보자. 봄볕이 따사로운 어느 일요일이었다. 중대 행정반 요원들이 모여 단체로 방어진 여관으로 여행을 갔다. 나는 그 시절 여전히 행 정반에서 졸병이었다. 아직도 일등병이었다. 우리 동기 3명은 모두 사수를 모시고 있었다. 아마도 그 고참들이 우리를 위로한다고 명분을 세웠는지 모두들 가게 되었다. 방어진 항은 아주 조그마한 어항이었다. 그래도 오징어 철이나 멸치 철이면 어선들의 입 출항이 많은 곳이었다. 그곳에는 아주 작은 영화관 하나와 술집들 그리고 여관들이 부두를 따라 문을 열고 장사를 하였다. 지금은 아주 커진 전하, 미포, 현대조선소 앞이지만 그 지역 상권은 겨우 이 방어진 항이었다. 우린 술도 안 마신 채 고참 따라 대낮에 줄줄이 여관으로 들어섰다. 고참이 나누어준 장 화 한 켤레씩 받아 쥐고는 허름한 여관에 들어서니 이층으로 안내되었다. 우리 고참 중 이 런 일에 이골이 난 사람이 있었기에 그의 주선으로 우린 별 어색함이 없이 따라 들어갔다. 한 방에 한 명씩 배정이 되었다. 나는 숨을 몰아쉬며 혼자서 두건두건거렸다. 이런 곳에 이 런 상황으로 끌려오다니 허기사 마음에 못 박힐 일도 없고, 그렇다고 사랑하는 애인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순결을 지켜야 한다고 지켜온 몸도 아니니 마음의 상처가 생길 일은 아니었다. 그러나 어디 이런 일이 이렇게 삯꾼 들여 단체가 모여서 저지를 일은 아니지 않는가. 그러 나 이제 별다른 생각을 해 볼 일도 아니다. 군바리 육체야 이미 나라에 맡긴 것인데 굳이 보관하고 보호할 재목도 아니었다. 셈은 어느 고참이 치렀는지 졸병은 그냥 말이 없다. 혼자 남겨진 방안에서 얼마를 기다렸을까. 밖은 사람소리 하나 들리지 않았다. 그런 후 우 리 고참 소리가 들리고 아가씨 소리도 들리더니 키가 말만한 깡마른 아가씨가 아니라 서른 은 되어 보이는 여자가 들어왔다. 완전히 말상에 박물관에 진열을 보내야 얼굴이었다. 들어 오자 아랫도리를 훌러덩 벗더니 말 한 마디 없이 내 바지를 벗기고는 바로 올라타고는 방아 질을 해 댔다. 나는 순식간에 겁탈을 당한 꼴이 되었다. 아무래도 우리 고참은 내가 나올 때 까지 기다리고 있는 것 같은데 그렇다고 여기서 중지 명령을 내릴 수도 없고 나는 그냥 몸 을 맡겨 흔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아주 이력이 나 있었다. 완전한 기계동작이었다. 그리고 섹스 스포츠로 단결된 하체를 갖고 있었다. 힘듦도 없이 간단히 일을 마쳤다. 내 하체에서 꺼낸 물 담긴 장화를 받아서는 말없이 나 가버렸다. 쾌감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녀가 나가자 바로 고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방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니 나와서 보니 그 여자가 고참에게 일을 보고 나에게 왔던 것이다. 물 빼는 기계를 보유한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까보다. 참으로 사람의 행동에 어 디 자를 대어서 옳은 일, 이는 거른 일, 이런 자(尺)란 다 사람들이 편의에 의해 재단된 가 식의 옷이었다.
그런 일이 있은 후 어느 날 나는 울산 가는 버스 속에서 바로 그 여자를 만나게 되었다. 그녀도 나도 참으로 싱거운 일이었거늘. 그녀는 나를 바라보다 싱긋이 웃었다. 나의 무표정 에 한껏 인사를 했는데 나는 왜 못 마땅했을까? 부끄러웠을까? 내가 참 잘못한 일이다. 그 녀에게.... 그런 일은 나쁘고, 만약에 그녀와 그 날 다방에서 악수를 나누었던 일이 일어났더 라면 그녀를 만났을 때 그런 표정으로 대했을까? 악수와 성 관계와 무엇이 다를까? 생각하 기 나름이다. 다 같다고 지금 생각한다. 그런 자리의 그런 성 관계라면.... 그래서 그녀에게 내가 잘못 한 것이다. 아무런 거리낌도 없다 이제는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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