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속에 담긴 독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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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창함 뒤에 따라오는 우중충함이 그렇게 싫지 않은 오전시간.
옅은 블랙커피를 마시며 보지도 않는 TV의 리모콘만 계속 눌린다.
알아듣지 못하는 각 나라말도 듣기 좋다. 일단은 숨막힐 만큼 차가운
고요함을 잠재워 주니까...
드르륵.
잘 손질된 화분에는 색색의 꽃들이 폈다.
유리오프스의 밝은 노랑, 장미의 짙은 붉음, 시리카의 창백한 흰색과
짙은 보라 등....
짙은 잉크를 쏟아 놓은 듯 시원해 보이는 바다는 하늘과 조화를 이루듯
커플티를 입었다.
바다의 운명적인 사랑은 하늘이다.
비련의 주인공처럼 불운한 사랑. 끝없이 바라보는 해바라기사랑...
드르륵.
수화기의 신호음이 길게 한번 ...찰칵
[감사합니다. ......입니다.]
[저예요.]
[응, 왜?]
[내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다면 기분이 어떨까?]
[음...세상사는 락(樂)이 없겠지...아마 나의 존재도 사라지겠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항상 그녀는 그렇게 존재의 이유를 알려고 한다.
그러면 항상 그는 나직한 목소리로 대답해 준다...
어떤 대답을 해 줄지 잘 안다. 하지만 물어본다.
아마도 그 이유는 존재의 이유를 찾기 위함이 아니라 존재의 가치를
심어주기 위함일 거다. 그녀 자신에게나 그에게나.
아주 나쁜 습관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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