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린시절의 수채화.....[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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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공기의 흐름을 차단한 듯 일순간 교실 안의 분위기는 혼란스럽게 술렁거렸다. 마치 잔잔한 호수에 던져진 돌멩이의 파문처럼...
당황한 동욱이는 고개를 들었고, 어떤 사실조차 확인하지도 않고 선생님은 물 잘든 단풍 같은 현란한 빛깔로 우리가 있는 곳으로 성큼성큼 다가오셨다.
그리고는 동욱이의 귀를 사정없이 잡고는 칠판 앞으로 데리가 동욱이의 손바닥을 사정없이 때렸다.
난 보았다. 아픔에 일그러지는 동욱이의 얼굴을...아니 그 일그러짐은 육체적인 아픔이전에 한가락 남은 자존심마저 토해내는 고통임을...
그러고는 교실 문 앞쪽 차가운 바닥에 쪼그리고 앉아 두 손을 하늘을 향해 들고있는 그 아이의 창백한 시선이 바닥 아래로 떨어져있는 것을...
난 즐거울 것 같았다 하지만 내가 느낄 수 있는 것은 투명하게 고인 샘 사이로 일렁거리는 그 아이를 모습뿐 이였다.
...
여전히 동욱이는 말이 없다.
마치 현실과는 아주 먼 몇 억 광년의 별 속에 존재하는 꿈꾸는 푸른 토끼 마냥 신기함마저 느끼게 한다.
...
유난히 화창한 맑은 아침이다.
난 평소보다 이른 시간에 학교에 도착했다.
차가운 겨울 바람이 온몸을 훑고 조용히 사라져간다.
드르륵...
교실에 들어서자 여기 저기 3~4명의 친구들이 보인다.
아!...
동욱이도 벌써 와있었다.
난 모른 척 내 의자에 앉아 책가방을 내려놓았다.
창을 헤치고 따사로운 햇살이 시샘하듯 우리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다.
동욱은 책상에 엎드린 체로 나를 바라보며 조금은 젓은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
"저 하늘 어딘가 에는 아주 작은 별이 있다. 그곳에 가면 어린 왕자가 살고 있데..."
마치 꿈을 꾸는 듯한 동욱의 모습이 햇살가루를 온몸에 뿌려놓은 듯 반짝임으로 나의 시야 가득 채워진다.
자신도 모르게 나의 얼굴은 잘 익은 사과 마냥 붉어짐을 느낄 수 있었다.
"내가 노래하나 불러줄까?..."
동욱은 칠판 쪽으로 시선을 돌리며 차분한 음성으로 노래를 불렀다.
"별님왕자..날 부르는 별 동산에는 꿈나무 희망나무 자라납니다..."
고요함 사이로 흘러 더는 동욱의 젓은 음성은 행복감마저 느끼게 했다.
난 아무 말도 어떤 행동도 할 수가 없어 그냥 책상 위에 놓여있는 빨간 가방만 뚫어져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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