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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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미소처럼 님이 설악을 가신다 하니
불현듯 나의 첫 설악 방문이 떠올라 몇자 적네요.
유감스럽게도 제가 설악을 처음본것은
지금부터 9년전 38세 였네요.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시 가정 불화로 일주일 정도 가출이 되었는데
부산으로 처음가고 부산에서 속초행 버스가 았길래
무작정 탔었죠,거의 동해안 자락을 끼고 11~12시간 정도 걸리는
여정 이라 하더군요.
때는 이른 초봄 진달래와 개나리가 남녁에서 피기 시작하고
그 당시만 해도 차가 그닥 많은 편은 아니었다 생각 해요.
한달 전 쯤 책방에서 술을마시고 지름길로 온다며 옆 건물 담장에
올라타고 오다 낙상하여, 왼쪽 갈비 금이가고,오른 발 엄지가 뿌러지고,
양 무릎의 타박상하며
퇴원 하여 얼마 안되었을때죠.
워낙 장거리 코스다 보니,타고 내리는 분들도 다야했고
저야 수심 가득한 모습의 뭐라 표현 해야 할까,
그냥 술이 취해서 (휴계소 마다 한병씩 마셔 댔죠)
거의 동해안 을 완주 하는 코스 고,당시 제가 가장 많은 거리를
이동했다 할수 있죠.(그렇다고 주정 같은 것은 없었죠^^)
하염없이 차장을 응시하고 세상의 슬픔을 다 짊어진양(객기였죠)
삼척을 지나면서 땅거미가 지기 시작하고(동해다 보니 낙조는 없다 해야 하나) 묵호(지금의 동해 시) 못미처 지금은 기억나지 않는 어느 어촌에서
무작정 내렸어요.
제가 술에 많이 취한듯하고 속초행 표를 끊어서 인지
버스 안내 하는 아가씨가 (정신없는줄알고) 만류 하더군요,
예나 지금이나 제가 잘 웃는 편이라
"아니예요 저 여기서 내리고 내일 다른 차로 갈래요"하면서
"죄송해요" 했어도 못내 그 아가씨는 불안한 모습이었죠.
양복에다 한쪽은 구두,한쪽은 슬리퍼
다리는 절룩이고 술이 취해 비틀대니 여간 걱정이 아닌 표정이대요.
차는 떠나고
인근 선술집 문을 밀치고 들어가,노가리 안주에다 소주 한병.
아침서부터 댓병은 마셔대고.
거의 두시간에 한병은 되었던것 같아요.
평소와는 다른 착착함이 있어서인지 평소 나의 주량보다는
배 는 많아졌었나봐요.
돈이 없어 보였는지 아니면 처량해 보였는지 할머니가 시키지도 않은
국물도 주시고.
나와서는 밤바다를 하염없이 쳐다보다가.
인근 민박에서 곪아 떨어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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