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행운목
|
| |
|
|
| |
| |
| |
갖은 기화요초 속에서 새가울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한다면
그것이 곧 신선들이 노닌다는 무릉 도원 아니겠어요.
제가 꽃을 처음 느낀것은 초등학교 일학년 창경원 봄 소풍에서
옅은 노랑(당시 유행하던 나일론) 점퍼를 입고 개나리 앞에서
사진을 찍은 이후네요.
그러면서 조금있으면 밤 벚꽃 놀이를 얘기하고
지금도 마찬 가지지만 눈으로 보는것이야 모두 본다해도
갖은 동식물을 이야기 하자면 그 개체들의 이름 몰라서
무척이나 답답함을 느낀답니다.
느낌 따로 표현 따로라 해야할까요.
서울 시의 시화(市花) 가 개나리 여서인지 아니면 첫사진의
배경이 그래서인지는 알수 없으나 도심의 봄을 장식해주는 개나리
에 대한 정은 남다르다 할수 있죠.
유난히 서울에 개나리는 많아요.
경복궁 경회루 연못가하며,남산,응봉동 돌산 강변도로 등등 하물며
웬만한 정원이 있는 담장가의 늘어진 노오랑 꽃을 보노라면
겨울을 훌훌 벗어던지는 듯한 상쾌함이 앞서죠.
얼마전 까지만 해도 일년 사계 중에서긴 겨울 을 깨치고
기지개 켜는 봄이 가장 좋았어요.
아마 요즘같은 과학 영농이 시작되기전이었으니,
남산 식물원 이라든가 큰 마음을 먹고가야 푸르름을 대할수밖에
없고, 그저 어디를 가도 무채색의 들판하며 어린 나이에 관조
하기에는 겨울은 부담스런 계절이었구요.
관리를 못해서일까,
아니면 우리집은 식물허곤 인연이 없어서일까,
게을러서일까.
우리 처도 화초를 좋아하는 편인데 무엇이든 사다만 놓으면
얼마안가서 고사 해버리고는 말죠.
가격의 고하를 떠나서도 도통 함께 하질 못하는 편이예요.
그런 세월 가운데 2년전 우연잖게 선물 받은 (가격을 떠나나서)
2000원 을 주었다며 상계동 어느 길가에서 10여cm 남짓 되는
행운목 토막을 사받았는데 여지껏 자라면서 자태를 뽐내이고 있어요.
뿌리도 없었고, 잎이라고는 앙증맞은것 서너장이었는데
지금은 20여배 이상 자라나 있죠.
"얘는 물로 사니까,잘린 윗부분은 솜을 얹고 수반 같은데
놔두면 나중 실뿌리가 나오고 그때 옮겨 심으면 돼" 하며
건네 받았죠.
"행운목은 꽃 피우기가 여간 힘들지 않고 10여년 이상이 돼야
꽃 피는데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해"
"잘 키워봐"
당시는 그저 건성으로 "알았어" 하고 말았어요.
아무 생각없이 받아, 차 드렁크에 넣어두곤 그냥 잃어버리고
며칠 있다보니 "아차" 하는 마음들어 꺼내보니
시들어 있어서 부랴부랴 갖고 와서는 부산을 떨었죠.
동시에 두개를 샀었는데.(서로 나눠 갖고)
한주간쯤 지난후 얘기를 하고, 핀잔을 들었지요.
"너는 사준이의 마음도 무시하는 구나"하며
얼마후 콩나물 같은 뿌리가 여럿 생기고,
하부에 옮겨 심고는 2년 넘어 살고 있네요
방금 글을 적다가 물을 주면서, 네 얘길 적고 있는데 "아니"
하며 잎도 만지고 중얼 댔네요.
얼마나 우리와 살게 될지는 알수 없지만 오래 살았으면 해요.
여담으로.
나눠 가진 행운목 얼마 안가 죽었대요.
"참 이상하다, 우리집은 화초가 잘되는 편인데?
너희것은 생명력이 강했나 봐"
"그래, 똑같은 종인지는 몰라도, 그런가봐 나두 참 이상하게
생각해"
사진을 찍어 보여 준다 하면서도 그냥 세월 가네요!
"어린 얘는 물로 살아, 마르지 않게 해"
따지고 보니 만 2년 넘어가네요
바라보며
행운목을 사준 이의 마음 헤아려 보네요.
"감사해요"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