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몇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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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시어머님 말씀에 따르면
"니는 얼다가 났나 우짠 추위는 그리 타노?" 울엄니 말씀이 꼭 맞다.
내가 생각해도 나는 참 추위를 많이 타는 것 같은데
답답한 건 또 못참아서 맨날 팔은 둥둥 걷어 부치고 다닌다.
추위를 많이 타다보니 늘상 내복을 껴입고 살고
한겨울에는 어디 외출하고 들어와 옷을 벗으면 얼마나 많이 입었던지
옷이 한방 가득이다. 멋쟁이 동서는 한겨울에도 스타킹에 미니스커트 입고
날씬하게 시댁엘 오는데 나는 덕지덕지 껴입고도 발발 떨고
춥다고 웅크려 있는데다 얼굴은 또 우찌그런지 맨날 추운 얼굴을 하고 산다.
그러니 생전가야 멋은 못부려 본다. 옷장에는 치마도 있고
날씬날씬한 옷들도 있지만 뾰죡구두를 신지 않는데다 추위 타느라
치마를 못 입으니 이러다 멋쟁이 노릇은 평생 못해볼것 같다.
어제 장날이라 시장 가느라 바깥날씨를 보니 화창하다.
그래두 혹시 추울까봐 긴양말 신고 스웨터 걸치고 갔는데
다른 아줌마들은 짧은 바지에 반팔만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었다.
집에 돌아와 겨울 옷들 다 정리하고 내복도 몽땅 꺼내 빨고
옷장 정리까지 했는데 오늘아침은 흐리고 춥다.
출근하는 달푼씨 더러 춥다고 내복까지 입혀 보냈는데
이러다 오후에 해가 나면 무지 원망 듣게 생겼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 한다는데 묵은 마늘에서는 지독한 냄새만 난다.
무엇이든 오래되면 냄새가 나는 갑다! 싹이 나는가?
창고에 넣어 뒀더니 이러다간 다 썩고 말테니 죄다 까둬야겠다.
거실에 신문지 가득 펴놓고 무릎덮개 꺼내덮고 마늘이 불려지면
시작 땡~ 이다. 껍질 까고 다듬고 무지 싫은데...
2001년 4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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