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그시절의 나와 같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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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학교 3학년 딸아이의 고교진학 마지막 시험기간이 다가왔다.
대도시 아이들은 무시험 진학을 하지만 여긴 내신성적에 따라 일류 이류삼류로 나누어 진학하게 된다. 중학교 들어가자마자 부터 받는 스트레스가 코앞에 닥쳐있다. 내신성적 위주로 가니 중학교 2학년 성적부까지 합산해서 들어가는 셈이고 3학년 올라와서도 내내 성적때문에 맘이 편치 않았다. 실업고나 과학고 농업고 예술고 외국어고 등의 특수목적고는 이미 원서를 냈고 합격자 발표가 난곳도 있는 가운데 치뤄지는 마지막 학년말 시험인 셈이다. 며칠전부터 긴장한 탓인지 딸아이는 별로 말이 없이 제방에 틀어 박혀 있다. 나는 밤새 공부하거나 벼락치기를 좋아 하지 않아서 푹 자고 실컷 먹고 쉬어 가면서 공부 하라고 말하지만 막상 수학에서 두개씩 틀렸다는 말을 듣고서는 맘이 편치가 않다. 이년동안의 성적이 모두 합산 되는 것이지만 그래도 3학년 성적의 비중이 더 크니 걱정스럽다.
여고진학을 잘 해야 대학가는 일이 쉬울텐데 ...
이번 시험을 어떻게 쳤는지 딸아이는 수학말고 다른과목 얘기는 꺼내지도 않는다. 하긴 수학 말고 다른 과목들은 죄다 자신없어 하니 물어봐도 그만이지만 요즘 시험치는 분위기는 그야말로 엉망이란다.
반아이들중 성적이 끝자리 단위 친구들은 이미 특수고에 원서를 쓴 아이들이라 시험애는 아무 관심이 없어 그저 1 2 3 4 로 찍거나 제멋대로 숫자를 쓰거나해서 오분만에 시험을 끝내고는 엎드려 잔단다. 농업고의 자동차과나 제빵과에 원서를 쓴 아이들도 있고 상업학교에 원서를 쓴 아이들의 경우 어차피 대학에 갈것이 아니기 때문에 고교진학 후에도 성적에 신경쓸 필요는 전혀 없어 맘편히 지내는 것이란다. 그애들 때문에 반 분위기가 흐려지지 않나 물어보니 그럴수도 있찌만 어차피 길이 다르니 선생님들도 큰 말썽을 부리지 않는한 별반 간섭하지 않으신단다. 그저 다른아이들에게 방해만 되지 않게 잠을 자거나 조용히만 할 경우 문제가 없다는 대답이다.
딸아이는 이담에 선생님이 되고 싶어한다. 우리부부가 커다란 이상을 심어주지 못해 그런가 어릴적부터 그저 소박하게 학교선생님이 되고 싶어 했는데 요즘같은 세상에 선생님 노롯하기도 힘든 일이다.
이번 수능시험을 치른 자녀를 둔 어느분 말씀이 꿈이 아무리 야무져도 고등학생 되고 입시때 되어 원서쓸때가 되면 꿈이나 이상보다는 그저 합격위주로 바뀌고만다면서 마음의 갈피를 못잡겠다고 하시더니
그말이 그저 남의 말이 아닌듯 하다. 사람이 살아 가는데 공부도 필요하고 시험도 필요하고 등급을 나누는 것도 필요하다. 그렇지만 고교입시가 내신성적으로 바뀌고 수행평가 라는 것이 생겨나면서 아이들은 삼년내내 입시 공포에 시달린다. 차라리 고교입학 시험을 치르는게 낫지 않을까 싶다.
3년내내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수행평가 리포트마저 높은 점수를 받고 실기시험에 봉사활동 점수에 체력장까지 다 잘 받아야 좋은 고교에 진학 할수 있으니 사람이 어찌 삼년씩이나 긴장하면서 살아 가느냐 말이다. 시골이라 도시보다 훨씬 여유롭지만 여기라고 경쟁이 없는 것은 아니어서 아이가 안스럽다. 그래도 딸아이라 조금 철이 들어 다행이지 내년에 중학생이 될 작은아이 생각을 하면 벌써부터 머리가 아프다. 곁에서 지켜보는 엄마마음이 이러니 막상 학교 다니고 시험치는 아이들 마음은 훨씬 더 무거울 것이다. 며칠남지 않은시험 무사히 잘 치러야 할텐데 감기까지 걸려 훌쩍거리니 신경이 무척 쓰인다.
내 학교 다닌던 시절 무엇이 그리도 조급했던지 빨리빨리 어른이 되어라 얼마나 빌었던지. 어른되고 나서보니 학교 다닐때보다 더 좋은 건 하나 없구만. 지금 내딸아이 심정도 그때 그시절의 나와 같을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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