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프고 잠 안오고 넋두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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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그런척 하고 살지는 않았지만 지는 좀 많이 구식인가봐요! 새것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거든요.
이번에 이를 앓으면서 생각하니 더 그러네요!
이가 아픈건 새해 첫날부터 였어요.
12월 31일에 남편이 시댁엘 가자고 해요. 아이들은 지들 이모네집에 갔는데 거기서 더 놀고 싶어 하는걸 남편이 시댁에 가야 한다고 기어코 우겨서 오라 했지요!
그때 동생네 집에는 친정엄마까지 같이 계셨는데 우리엄마는 생전가야 딸네집에 가는 일이 없어서 이번에도 힘든 걸음을 한터라 동생은 엄마를 좀더 모시고 있고 싶어 했어요., 전 동생의 그마음을 알길래 남편더러 시댁 가는걸 좀 미루면 안되냐고 했는데 남편들이 어디 그런걸 들어주나요! 새해이니 당연히 시댁엘 들러야 한다는 거지요! 길게 말해봐야 아무 성과없이 맘맘 상할게 뻔해서 그냥 남편뜻에 맞춰 아이들 기차태워 집으로 보내달라고 했더니 친정엄마도 집에 가신다고 하셔서 애들 이모부가 아이들하고 친정어머니를 모시고 왔더군요. 우리 엄마가 울집에 오신게 몇년만인지라 신경이 많이 쓰였습니다.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하고 남편 퇴근시간에 맞춰 상을 차렸지요. 시간이 다 되자 남편은 숙직이라집에 못온다면서 전화를 걸어왔어요. 그래 그런가보다 하고 우리끼리 밥먹고 다음날 친정엄마를 아파트현관까지 모셔다 드리고 차만 돌려서 시댁엘 갓습니다. 친정하고 시댁은 길하나 건너면 될 정도라서 평소에 몰래 다녀갈수는 없는곳이지요.
시어머님은 좀 넓은집에 혼자 사세요. 그러니 난방비가 많이 나올까봐 겨울에도 보일러를 거의 돌리지 않을만큼 알뜰하신 분입니다. 기름값이 너무 올라서 이번에 집안전체를 도시가스로 교체하는데 돈이많이 들었다고 하시더군요.
집안은 항상 추워서 얼음장 같습니다. 딸아이는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는데 일부러 그런건 아니지만 이불장에서 막 꺼낸 이불은 얼마나 차가운지,어머님께선 보일러온도를 19도에 맞춰 두는데 토옹 방이 뜨겁지 않다고 하시면서 아마도 보일러업자가 고장난 보일러를 놓아 준거 같다고 하시며 저더러 보일러 온도계를 설명해보라고..하시는데 고장난게 아니라 온도가 낮아서 뜨겁지 않은거라 해도 고장난거 같다세요!
고장난게 아니라 보일러를 가동시키지 않아서 그런걸 증명해야 하니 온도를 40도로 높혀놓고 잤습니다.
겉옷은 물론 보온메리 입고 양말신고 오그리고 잤는데 자다보니 어찌나 뜨거운지 보일러를 낮추고 또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볼이 부었더군요. 늦은 아침을 먹고 열이 나는 딸아이를 데리고 우리집으로 돌아오니 네시가 넘었어요. 집에와서 먹이고 재우고 다음날 일어나니 딸아이는 홍역에 걸렸고 저는 얼굴이 완전히 팅팅 부은게
...딸아이를 하루종일 병원에 눕혀놓고 사실 오만 생각을 다했었습니다. 괜시리 애들을 데려 오라고 성화를 부린 남편탓인가 싶다가 내잘못인가 싶다가 ...
이런저런 생각에다 폐렴이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드는게 ....그냥 맘편히 기다리지 못한 좁은 내소견 탓이지만 ...이는 벌써 부었고 내일은 즐거운 오즈홈 번개모임이 지리산에서 있는데 전 거기도 못가고 속만 끓입니다. 병원가면 이를 뺄까 말까 생각하면서 ...
그래도 인간에게 주신 것이니 뭔가 쓸모가 있을거야 싶기도 하고 첨단의 의학이 빼도 좋다니 빼 버릴까 싶기도 하고...참 구식이지요?
이 아프고 잠은 안오고 넋두리만 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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