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날의 우상이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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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 아이들의 우상은
단연코 인기연예인이나 탈렌트들인거 같습니다.
예전에 우리들의 우상을 생각해보면
우장춘박사니 유관순이니 안중근의사니 노벨박사나 퀴리부인등
위인전기에나 나올만한 분들이 대부분이었던거 같은데
언제부터인지 변해서 이제는 그런 분들을 존경한다고 하는
아이들을 만나보기 힘들고 인기얻고 돈 잘 버는
그런 사람들이 이 시대 청소년들의 정서에 부합하는거 같습니다.
어제 저녁에는 우리 딸아이가 평소보다 좀 일찍
노랗게 뜬 얼굴로 집에 왔더군요
벌써 얼만전부터 잭스키스가 해체 할거란 소문이 있어서
그것땜에 길길이 뛰고 야단이더니
어제 대문을 열어주며 딸아이 표정을 살피니
안색이 창백한 게 뭔가 충격 받은 얼굴이에요
"왜 이렇게 일찍 왔냐?" 물으니
간신히 "그냥!"이라 말하고 방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평소엔 그날 일어난 일을 쉴새없이 종알거리며 밥을 먹는데
아무말 없이 고개숙이고 꾸역꾸역 먹는게
기분이 좋지 않은거 같아서
"너 오늘 잭키 해체 한다는 발표땜에 일찍 왔구나?" 물으니
그저 "응!"이라 하고 맙니다.
얼마나 속이 상하면 저럴까 싶어 가만 놔두고 지켜 보려니
늙은 이 엄마마음으론 좀 공감이 안되지만
워낙에 잭키의 열성팬 이었던 걸 생각하면 그럴만도 하다 싶어요
저 밥 다먹으면 잭키팬클럽 들어가서 열광하고 흥분하던지
텔레비젼의 연예프로그램을 볼거라 짐작하고 있었는데
딸아이는 제 생각과는 달리 미장원에 가서는 머리를 끊고 왔어요
그러더니 제방에 들어가서는 쥐죽은 듯 조용해요.
아빠가 어디 아프냐고 물어도 아니라고만 하고는 꼼짝도 않고
좀 걱정이 되어 딸아이 방문을 살며시 열어 봤더니
오밤중까지 라디오 듣고 부시럭거리다 자는 애가
벌써 깜깜하게 불끄고 자고 있대요.
방문을 닫고 나오려니 참 딱한 생각이 들어요
저두 어쩌지 못해 저러는구나 싶은게 저리도 마음이 아플까 싶기도 하고
얼마전까지만 해도 잭키가 뭣 땜에 해체 하느냐 물을때마다
흥분해서 설명 하느라 야단이엇는데
어제는 잭키팬인 친구들에게서 조차 전화 한통 안오는거에요.
평소에는 텔레비젼에 잭키가 출연한 날은 우리집 전화통에 불이 났거든요
글구 여기저기 전화하느라 몇시간씩 통화중일때가 많았는데
아이가 갑자기 조신하게 구니 것도 마음이 안놓여요
오늘은 아침일찍 일어나서 감자튀김이랑 이것저것 좀 먹이고
간식도 싸서 친구들하고 먹으라고 보냈는데
아침에 딸아이 기분을 살피니 평소때와 똑 같았어요
별 불편한 기색이 없어 안심했는데
학교 잘 갔다오라 말하며 대문 열어주면서 보니까
그 이른새벽에 벌써 친구가 문간에 대기하고 있어요
둘이 걸어가면서 얼마나 또 열을 낼건가 생각하니 웃읍기도 하구요
그렇게 저렇게 커가나보다 생각되었습니다.
엄마입장에서 좀 열광적이다 싶어도
실제로 남자친구 사귀면서 말썽 부리는거 보다는 낫다 싶고
젊은 열기를 그렇게라도 마구 발산해야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 마음에 조그마한 도피처라도 되겠다 싶더니만
이제 한동안 마음고생 할거 생각함 걱정이 됩니다.
뭐 그만한 일쯤이야 이겨내겠지만 엊저녁에 풀죽은 딸아이에 모습에
일대 라이벌을 이루는 H O T 팬들과 학교에서
대결 벌일걸 생각하면 묘한 기분이 듭니다.
젊은날의 우상이란 뭘까요?
그저 마구 열광하는 그런것일까요?
저두 그랬던가 생각하니 별로 기억에 남는게 없어요
기억에 남는 것이 없다는 것 보다는 차라리
이담 나이들어 회상 할 그런 우상하나 쯤 있는것두
괜찮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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