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적 아애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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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여는 순간 앗 하는 소리와 함께 권 민은 기절하고 말았다. 그 후 얼마나 지났을까. 권 민은 깨어났다. 권 민은 대성통곡을 하였다.
주춤주춤 앞으로 기어갔다. 피투성이가 된 채 숨이 끊겨진 귄 민의 부모님은 저 구석에 널부러져 있었다. 눈물과 콧물이 뒤범벅이 된 권 민의 손이 덜덜 떨렸다. 손을 늘여 아버지의 손을 잡았다. 이미 차가워진 시신의 기운이 권 민의 손으로 전해져 왔다. 권 민은 또 세차게 어머니를 붙잡고 흔들었다. 아무 대답이 없었다. 고통스러웠다. 온 몸이 전율해 왔다. 고통에 못 이겨 자기의 옷을 갈갈이 찢었다. 심하게 몸을 뒤틀던 권 민은
`아`
하고 큰소리를 지르고는 다시 실신하고 말았다.
눈을 떴다. 하지만 몸이 말을 듣지 않았다. 심한 충격이 몸에 엄습해 왔다. 항상 자상하게 대해주신 두 분의 얼굴이 환상처럼 생각나면서 권 민은 한동안 흐느끼고 있었다.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아버지, 어머니`
머리를 세차게 흔들었다. 꿈 일거야, 꿈 이라고…
그러나 이미 마을 사람들이 두 분의 시체를 끌어내고 있었다. 저기서 아낙네들이 수근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권 어르신이 피살되셨다지? 마님도. 에구 끔찍해라`
`평소 인자하시고 덕 많으신 두 분이 이렇게 되시다니 흑흑`
`나쁜 놈들`
`누가 아니래, 강호의 도둑놈들이 두 분이 반항하자 칼을 댄 게지. 흐흑 어쩔꼬? 권 공자는 하루 아침에 알거지가 되었어. 고아가 되고.`
`불쌍한 권 공자. 그 많은 돈도 부모도 잃었으니…강호의 나그네가 아니 되면 좋겠는데…`
그 들은 서로 눈물을 자며 권 민을 불쌍히 여겼다. 저쪽에서는 마을의 모든 남자들이 시체를 염습하고 있었다. 남자들의 염습이 끝나고 고운 관에 담아 놓자, 권 민은 또 한번 통곡을 했다.
`부모님을 보내는 제 죄가 큽니다. 어디서 다시 그 모습을 뵈오리까. 원통하오이다. `
권 민은 고개를 떨구며 또 울었다. 그의 눈에는 이슬들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평소 권 민의 아버지와 친하게 지냈던 태수가 그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 그는 울면서 말했다.
`그대 부친이 돌아가셨으니 그대가 천애고아가 되었구나. 원통하고나. 내가 힘 닿는 데로 도와주마. 내 집에 와서 묵어라. 선친의 덕을 추모하여 내 그대를 자식으로 기르겠다.`
권 민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태수님. 제가 어찌 태수님이 자녀가 될 수 있겠습니까, 선친이 원하지 않으십니다. 저는 강호를 떠돌며 몸을 단련 시키고자 합니다.`
`아니다.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 자네의 인생은 창창하네. 여기서 머물 순 없어. 이것이 선친의 뜻일세 자네가 이러는 것을 원치 않을거야.`
`태수님의 뜻은 감사하나 저는 지금 너무 실망하여서 아무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마음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오니 저를 내버려 두십시오`
`정 자네 뜻이 그러하다면 마음이 정리되는 한으로 내게 돌아오게. 내가 그대를 맞아주겠네. 노자를 줌세.`
권 민이 그것마저도 여러 번 사양했건만 태수는 끝내 들어주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태수가 주는 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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