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의 끝에 서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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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의 끝에서 선잠을 깼습니다.
어디선가 무언가의 숨소리가 조용히 퍼득였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나는
내 눈동자가 어스름한 보라색 하늘을 가로지른 것을 기억해냈습니다.
그 뿌옇게 서린 기억속에 그대가 있다는 것은 내게 행복입니다.
그것이 오늘이 감사한 이유입니다.
잠이 덜 깬 내게 다가온 많은 것들은 항시 다정스럽게 앉습니다.
겨울 밤 언저리를 서성이는 어느 별 자리가 말했습니다.
하늘만 쳐다보다가 별이 된 어느 꽃도 말했습니다.
네 머리는 그대의 이름을 잊었노라고, 행복하냐고.
가장 고운 물기가 물안개로 올라오는 강변은 물었습니다.
그런데 네 눈에 차오른 그것은 대체 무엇이냐고.
아까는 새벽이 내게 물었습니다. 그리움이라는 것에 관하여.
햐얀 입김이 가슴에 시려서 말 없이 웃었습니다.
당신 가슴에 아로 새긴 은하수 같은게 그리움이라고
눈이 먼저 말했기에 입은 할 말이 없었나봅니다.
그대의 이름이, 그리고 고마운 얼굴이 눈동자에 밖혀서
새벽에게 먼저 말했기 때문에 그랬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대 내 눈에 계신 까닭에
난 그저 새벽의 차가운 기운에 몸을 맡겨
다시 혼곤하게 잠이 들면 되었습니다.
그대는 내게 말했습니다.
나는 이미 없노라고. 그런데 왜 나를 아직 그리워 하냐고.
그대는 내 눈동자에 있는데 어찌 없다고 하십니까.
그대가 없으면 난 아무것도 볼 수가 없는데.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새벽 아스라히 멀어져 가는 별의 낡아 버린 심장을요.
그게 내 심장입니다. 그 심장이 숨을 쉬는게 행복합니다.
그 것이 이 새벽 길목에 서서 내가 그대에게 감사하는 까닭입니다.
저 차가운 바람에게까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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