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적 아애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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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 까지야 막을 순 없지. 빨리 생각하게. 긍정적으로`
권민은 서원을 나와 객잔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니 앉아서 수를 놓고 있는 백운비가 보였다. 백운비는 권민이 오는 것이 반가웠다. 친 오누이 같고 멀리 있으면 속상한 듯한 느낌. 하지만 입이 먼저 떨어지지 않았다. 머리를 가볍게 들어 인사를 대신했다. 권민이 웃으면서 옆 자리에 앉았다. 백운비는 무의식적으로 자리에서 일어섰지만 이내 앉았다. 권민은 백운비에게 말했다.
`스승님이 나보고 과거를 보라는 구려, 소저의 생각으론 내가 과거를 보는 것이 어떨 것 같소? 소저는 아는 것도 많으니 금방 알 것이 아니오.`
백운비의 눈동자는 잠시 반짝했다. 그리고 말을 이었다.
`좋은 생각 이십니다. 난세에 대장부의 뜻을 널리 떨치는 것도 좋은 일입니다. 그런 것을 미천한 저에게 물으십니까.`
`미천타 미천타 하지 마시오.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귀한 거요, 소저도 그걸 아실 것 아니오, 너무 자신을 비하하지 마시오`
백운비는 아무 말 없었다. 고개를 숙였다. 권민은 백운비의 손을 잡았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기운이 권민의 손에 닿았다. 백운비는 화들짝 놀라 손을 슬그머니 빼고 고개를 돌렸다. 그제서야 멋적어진 권민은 손을 뻈다.
`잠시 실례를 했습니다 양해하시오`
`……..`
`화난게요?`
`아닙니다. 아, 전 그만 들어가야 겠습니다.`
백운비는 푸른빛이 나는 하얀 치마를 살짝 끌며 돌아섰다. 여향이 난향보다도 짙었다.
백운비는 방에서 쿵쾅거리는 가슴에 가만히 손을 대어보았다. 꽃잎 같은 입술에서는 가벼운 안도의 한숨이 새었다. 자신의 손을 한동안 보았다. 부끄러운 듯 얼굴을 쑥였다가 다시 권민의 방 쪽을 살그머니 바라보았다.
그런데 자기의 방쪽으로 다가오는 권민이 보였다. 눈이 잠시 커졌다. 이내 방에 앉아서 손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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