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적 아애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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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번이나 했을까 해서 그 소리를 들었다.
`누구시오`
`저 백운비 올시다.`
권 민은 만가지 교감이 교차했다. 어지러웠다. 말로만 듣던 황실의 자손을 이렇게 보게 될 줄이야.
`들어 오십시오`
문이 살짝 열리고 백운비라 불리는 여인이 하얀 치마를 사각사각 소리를 내며 들고 왔다. 그 여 향이 어찌나 향기로운지 권 민은 어린 듯, 취한 듯이 백운비를 바라보았다. 실로 절세 미인이었다. 아름다운 아미는 적당히 넓이를 취하고 있었고 백옥을 부수어 깍아놓은 듯한 얼굴에 풍정 어린 어깨, 붉은 꽃잎을 붙여 놓은 듯한 입술,
맑은 자수정을 담아놓은 듯한 눈을 보며 이만한 여인이 세상에 있을까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백운비도 백운비 나름대로 부끄러웠다. 처음 대해보는 젊고 정의로운 사내. 늠름하고 준수한 모습에 끌리는 것은 사실이었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권 민에게 말했다.
`위기에서 구해주신 것을 감사하게 여겨 들렸습니다. 서생의 은혜가 크옵니다.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무슨 할 일을 한 것 뿐이오.`
`아닙니다. 저처럼 미천한 것을 위하여 수고로움을 얻으신 분은 서생님 밖에 없습니다. 서생님 정말 감사합니다.`
미천한 것, 이말에 권 민은 또 한번 흠칫 놀랐다. 궁 안에서 자랐으면 금지옥엽 귀한 몸이 이 백운비 말고 또 어디 있겠는가. 그런데 그런 귀한 자손이 나에게 미천한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니…. 권 민은 얼굴 빛을 잊지 않으려 노력했다. 백운비는 이런 모습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 순진한 서생이 그냥 놀라서 한 얼굴인 것이려니 생각하고 고운 해당화 같은 미소를 조금 흘렸다.
`이제 가겠습니다. 저희 객잔에서 편히 쉬십시오.`
권 민은 망연하게 백운비를 바라보았다. 연민과 존경이 어린 감정. 자신도 이런 감정에 흠칫 놀라 머리를 흔들었다. 그리고 바로 불을 끄고 이불을 덮어 버렸다.
한편 백운비는 눈을 들어 권 민의 방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그리고는 가벼운 한숨을 쉬며 밑으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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