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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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
징검다리
남을 이해한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입니다.
영어로 '이해하다' 인 'understand'는 'under + stand' 의 합성어라고 합니다. 즉 ' 남에 밑에 서다' 라는 뜻인 것 같습니다. 남을 이해하려면 그 사람 밑에 서서 바라보고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 같습니다. 나도 그렇고 대개의 사람들은 위에서 내려다보기를 좋아합니다.
우리나라 사람처럼 무슨 날, 무슨 날이라는 날들이 많은 나라도 적을 겁니다. 결국 무슨 날은 일회용이나 반짝이용으로 그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어버이날도, 어린이날도, 장애인 날도, ........ 어중이떠중이 덩달아 유난법석을 떱니다. 하루만 사는 인생이 아닌데 말입니다. 사실 그 하루를 빼고서 364일이 그 날이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이번에 잘 아는 지우(知友)의 둘째 아들 주례를 부탁 받았습니다. 주례사까지 정성껏 써 놓았는데, 갑작스런 상사(喪事)로 주례를 펑크냈습니다. 그 주례사 가운데 이런 말을 썼습니다.
"부부란 일심동체라고 하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부부란 우선 서로 다름을 인정해야 합니다. 또 그 다름을 존중해야 하고, 그 다름까지도 사랑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사람들은 서로 다름 인정에 인색합니다. 그래서 편가르기를 하고, '왕따'가 생기고, 조선족을 업신여기고, 북한에서 귀순한 동포들을 깔봅니다. 이는 자기 이기주의와 가족 이기주의가 사회 공동체 의식으로의 접목이 되지 못하는 정신적인 인격 후진성입니다.
사실 사족이 멀쩡하다 하여 정상인이 아닐 것입니다. 인간은 누구니 신체적, 정신적으로 크고 작으나 장애인이기 마련입니다. 다만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또 장애의 개연성(蓋然性)은 항상 우리 주위에 도사리고 있습니다.
정의구현이다, 사회복지다 하는 거대한 선심성 구호보다는 작고 따뜻한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배려하는 마음이 더 중요한 것 같습니다.
내가 가르친 녀석 중에 중학교 때, 작두로 여물을 썰다가 엄지손가락이 잘린 아이가 있었습니다. 내가 그 녀석에게 해준 말은 고작
"○○야, 마음까지 잘려 나가서는 안 된다."
우리는 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을 다반사(茶飯事)로 씁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을 해 보는 경우는 드문 것 같습니다.
우리나라에 온 외국인이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은 '뒤에 오는 사람을 위해 문을 잡아주지 않는 것' 이라고 합니다. 타인에 대한 배려심(配慮心)의 부족입니다.
결국 남을 이해하거나 배려를 못한다는 것은 자기 자신이나 자기 가족을 이해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제 우리도 진정 자기 자신을 'understand' 했으면 합니다. 또 타인에 대한 조그만 배려는 어느 땐가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부메랑이 된다는 상식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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